“정권교체 하자” 유승민, 애증의 안철수에 손 내밀어

입력 2021-11-01 11:25 수정 2021-11-01 13:07
2018년 1월 18일 당시 안철수 국민의당,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공동 통합선언문을 발표한 뒤 웃고 있다. 뉴시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대선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야권 후보 단일화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안 대표는 1일 오전 국회에서 “증오와 거짓과 과거에 머무르는 정치와 결별하고, 대전환·대혁신의 시대를 열겠다”며 대권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2012년과 2017년에 이어 또 한 번 대권 도전이다.

안 대표는 이날 출마 선언식에서 “저는 기득권에 빚진 것이 없어서 어떤 후보보다 비리에 단호할 수 있다”며 “가장 깨끗한 대통령으로 임기를 마칠 유일한 후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선되면 임기 중반에 중간평가를 받겠다”며 “당선된 후 임기 중반에 여야가 합의하는 조사 방법으로 국민 신뢰를 50% 이상 받지 못하거나 또는 22대 총선에서 제가 소속된 정당이 제1당이 못 되면 깨끗하게 물러나겠다”고 약속했다.

안 대표는 특히 현 정권을 겨냥해 “경제무능, 안보무능, 백신무능에다가 권력 사유화를 통해 내 편 지키기, 내 편만 살찌우기에 몰입했다”고 날을 세웠다.

여야 대선 주자들을 향해선 “여당 후보는 부동산 부패 카르텔 범죄를 설계해 천문학적인 부당 이익을 나눠 갖게 하고도 뻔뻔한 거짓을 늘어놓고, 야당 후보들은 새로운 시대를 맞이할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 채 전근대적 주술 논란과 막말 경쟁으로 국민을 절망케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잔디광장 분수대 앞에서 제20대 대통령선거 출마 선언식을 하고 있다. 뉴시스

안 대표가 대권 가도에 뛰어들자 후보 단일화를 위한 야권 대선 주자들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국민의힘 경선 후보인 홍준표 의원과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안 대표에게 러브콜을 보낸 가운데 유승민 전 의원도 “안 대표를 잘 알고 있다. 그에게 ‘정권교체를 위해 단일화하자’고 꼭 그렇게 할 것”이라고 손을 내밀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여러 가지 애증 관계가 있지만 개인적인 일을 다 떠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유 전 의원은 “내년 본선에 이기는 쪽이나 지는 쪽이나 1~2% 차이로, 승부가 굉장히 박빙일 것 같다”며 “그런 선거에서 중간에 제3지대의 후보 단일화 노력도 안 하고, 그대로 두고 선거를 치른다는 건 매우 어리석은 짓”이라고 말했다.

유 전 의원과 안 대표는 지난 19대 대선에서 각각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후보로 출마했다. 이후 두 당은 바른미래당으로 합당했다가 지난해 4월 총선을 앞두고 결별했다.

한편 홍 의원도 이날 안 대표와 과거 ‘DJP(김대중·김종필)연대’처럼 공동정부를 창출할 수도 있다는 뜻을 밝혔다. 홍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안 대표와 저는 기본적으로 가치 동맹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합당은 난센스라고 본다”고 말했다. 가치 동맹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정권 교체와 자유시장경제를 회복한다는 기본적 가치”라고 설명했다.

원 전 지사도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단일화를 안 할 명분도 없을뿐더러 본인이 출마하는 것도 국민이 받아들일 명분이 부족하다”면서 “어렵더라도 단일화를 해야 한다. 정권교체에 대한 국민의 열망은 절절하고 무서울 정도로 엄혹하다”고 말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