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시대 전환…국가경영인 될 것” 안철수, 대선 출마

입력 2021-11-01 10:53 수정 2021-11-01 11:24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잔디광장 분수대 앞에서 제20대 대통령선거 출마 선언식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전략적 마인드를 가진 ‘국가 경영인’으로 나서겠다”며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안 대표는 “국민들은 뽑을 사람이 없다고 한탄한다. 문재인 대통령 5년 동안 우리는 얼마나 가슴 졸이며 살았나”라며 “진영이 아니라 오직 국민을 위해 일을 해왔다. 증오와 거짓과 과거에 머무르는 정치와 결별하고 대한민국을 되살리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안 대표는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잔디밭에서 열린 출마선언식에서 “과거를 파먹고 사는 역사의 기생 세력과 완전히 결별하고, 대전환, 대혁신의 시대를 열어나가고 싶은 소망이 있다. 저는 세계가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이며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이라는 예측에 대해서는 누구보다도 통찰력을 가지고 대비할 수 있다고 자부한다”며 “저는 오늘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안 대표는 2012년과 2017년에 이어 세 번째로 대권도전에 나서게 됐다.

그는 문재인 정권 비판과 함께 출마 선언의 포문을 열었다. 안 대표는 “눈만 뜨면 거짓과 선동, 무능과 비리가 온 나라를 덮었다. 정권 유지를 위해 국민을 편 갈라 나라를 싸움판으로 만들고, 약자를 보호한다면서 오히려 약자를 더 가난하게 만들었다”며 “현 정권은 경제무능, 안보무능, 백신무능에다가 권력 사유화를 통해 내 편 지키기, 내 편만 살찌우기에 몰입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부동산 정책을 내놓을 때마다 오히려 부동산값만 폭등하게 만드는 바보 천치들의 무능한 권력 놀음을 우리는 눈만 뜨면 지켜봐야 했다”며 “청년들은 희망을 잃은 지 오래고, 대한민국 출산 시계는 사실상 멈춰 섰다. 거짓이 밝혀져도 눈 하나 깜짝 않고 오히려 호통을 치는 몰염치한 정권을 보며 우리는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잔디광장 분수대 앞에서 제20대 대통령선거 출마 선언식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안 대표는 주요 대권주자들의 능력과 도덕성이 국민 눈높이에 한참 못 미친다고 질타하기도 했다. 그는 “국민들은 ‘놈놈놈 대선’이라고 한다”며 “나쁜 놈, 이상한 놈, 추한 놈만 있다며 걱정이 태산”이라고 했다.

여당 후보에 대해선 “부동산 부패 카르텔의 범죄를 설계해서 천문학적인 부당이익을 나눠 가지게 하고도 뻔뻔하게 거짓을 늘어놓는다”고 직격했고, 야당 후보들을 향해서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할 비전은 제시하지 못한 채 전근대적인 주술논란과 막말 경쟁으로 국민들을 절망케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안 대표는 낡은 정치에서 벗어나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는 대통령을 뽑아 ‘시대교체’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첨단과학을 기반으로 신성장동력을 창출하고 스마트 과학강군을 육성해 풍요롭고 ‘강한 나라’, 사회 곳곳에 공정이 자리 잡은 ‘바른 나라’, 신종 전염병 및 재해재난으로부터의 선제적 예방조치, 빈곤과 사회적 약자들에게 기회와 희망을 주는 ‘안전한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안 대표는 ‘과학기술중심국가 건설’을 첫 번째 비전으로 내세웠다. 그는 “과감한 정부 조직 개편과 함께 과학기술부총리직을 만들어 과학기술 중심국가 체제로 전환하겠다”며 “첨단 과학과 첨단 기술의 힘으로 국가 성장동력과 미래 먹거리 문제를 해결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백신 주권국가, 인공지능 선도국가, 반도체 패권국가로서의 초석을 놓겠다”고도 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잔디광장 분수대 앞에서 제20대 대통령선거 출마 선언식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그러면서 안 대표는 “제왕적 대통령이 아니라 국가 핵심 전략과제에 집중하는 ‘전략적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 그는 “청와대는 반으로 줄이고, 책임 총리, 책임 장관들이 권한과 책임을 갖고 국정운영의 중심에 서도록 하겠다”며 “여의도와 결탁한 정치 관료들이 아닌 전문성을 가진 정통 직업관료가 공직사회의 중심이 되는 테크노크라트 전성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대통령과 정당 대표 간의 만남을 정례화해 진정한 의회민주주의를 실현하고 국정운영의 성공과 정치문화 변화를 이끌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아울러 대통령에 당선되면 비리 없는 깨끗한 정치를 실현하고 공공개혁과 노동개혁, 교육개혁, 연금개혁 등을 조속히 실행에 옮기겠다고 약속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