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옹호’ 사과 윤석열 광주행, 5일 경선 이후로

입력 2021-11-01 09:26 수정 2021-11-01 11:50
국민의힘 대권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당초 11월 초 예정했던 광주 방문을 당내 경선 이후로 미룰 것으로 전해졌다. ‘계란 맞으러 오냐’는 여권과 광주 현지에서의 반발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석열 캠프 측에서는 윤 전 총장의 광주 방문 일정을 당 대선 후보가 확정된 이후로 연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한 캠프 관계자는 국민일보에 당내 경선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광주를 방문해 논란을 재점화하는 것보다 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후 지도부와 논의해 광주를 방문하는 것이 낫다는 견해가 우세하다고 전했다.

앞서 윤 전 총장은 ‘전두환 옹호’ 발언 논란과 ‘개 사과’ SNS에 대해 사죄하는 차원에서 11월 초 광주를 방문하겠다고 밝혔다.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경선이 진행 중인 가운데 사과 의지를 밝히면서 2일쯤 광주를 방문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됐다.

그러나 윤 전 총장의 광주 방문 계획은 대다수 참모의 만류로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호남의 대표 중진인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 등도 “대선 후보 확정 후 내려오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전했다고 한다. 캠프 내부에서도 ‘언제 가느냐’보다 진정성을 갖춰 의미 있게 방문하는 일정을 마련하는 게 좋겠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윤 전 총장의 광주 방문 계획이 알려지자 여권의 반발은 컸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정작 당사자인 광주에서 이렇게 간절히 절실하게 오지 말라고 하는데도 당내 경선을 앞두고 광주를 온다는 건 다분히 계산된 것”이라며 “무대응 무관심 무표정 3무(無)로 대응하겠다”고 거세게 비판했다. 윤 전 총장이 경선을 앞두고 광주에서 소위 ‘계란을 맞는 모습’ 등 봉변 장면을 연출하면서 보수 진영 결집 등 선거용 전략을 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었다.

국민의힘은 1일부터 책임당원 모바일·ARS 투표와 전 국민 여론조사를 거쳐 오는 5일 대선 후보를 최종 결정한다. 윤 전 총장은 이날 경기도 수원 방문에 이어 남은 경선 기간 동안 충청권, 경기북부 등을 돌며 당원들과 만나 지지를 호소할 계획이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