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사형수가 처형 도중 경련과 구토를 일으키는 사건이 외부에 알려져 논란이다. 사형 집행이 실패해 사형수에게 극한의 고통을 주는 행위가 비인간적이라는 지적의 목소리가 나오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여러 매체의 보도를 종합하면 지난달 28일 오클라호마주 매칼리스터 주립교도소에서 존 그랜트(60)의 사형이 집행됐다. 그는 1998년 강도 혐의로 복역하던 중 교도소 직원을 살해해 사형을 선고받았다. 그런데 그랜트가 치사 약물을 투여받은 뒤 사망선고까지 여러 차례 경련과 구토를 일으키며 힘들어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교정국은 정해진 절차에 따라 사형을 집행했으니 문제 없다고 발표했지만, 이에 반박하는 증언이 언론을 통해 나오면서 인권단체의 심기를 건드렸다.
폭스25는 “그랜트는 첫 번째 약물이 주입되자마자 경련을 일으키기 시작했다”며 “등 윗부분 전체가 여러 번 들썩일 정도로 경련이 심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매체는 “그랜트는 이후 경련을 계속하는 와중에 구토하기 시작했다”며 “의료진이 토사물을 치우기 위해 여러 차례 사형실에 들어갔다”고 부연했다.
이후 그랜트는 신체를 마비시키는 약물과 심장 정지제를 투여받았다고 한다.
오클라호마주의 사형 집행 실패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과거 처형 절차와 방법과 관련해 여러 번 문제를 지적받자 6년간 사형집행을 유예하며 처형 절차와 방법에 대한 전면 검토했었다. 2014년에는 사형수가 약물 정맥주사를 잘못 맞아 사망선고까지 43분간 고통으로 시달렸다는 것이 알려졌고, 그 다음해에도 잘못된 약물을 투여로 입방아에 올랐다.
오클라호마주는 2015년 사형 집행을 일시 유예하고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2018년 오클라호마주 정부는 절차의 투명성 부족과 비인간적인 처형이라며 치사 약물 주사 사형을 폐지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지난 8월 돌연 입장을 바꿨다. 그리고 6년만인 올해 다시 사형을 집행하고 있다. 오클라호마주에서는 내년 3월까지 사형 집행 6건이 예정돼 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