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의 한 18평 아파트에서 수집 강박증의 치매 할머니가 모은 5t가량이 생활 쓰레기가 수거됐다. 지역 4개 봉사단체에서 나온 40여명이 힘을 모아 한 일에 주민들 칭찬이 이어졌다.
포항시 북구 장량동행정복지센터와 장량동자원봉사거점센터, 장량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 포스코기술연구원 시니어봉사단, (주)한결 등 4개 단체의 회원 40여명은 30일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6시간 동안 장량동 A아파트 7층에서 주거환경개선활동(쓰레기수거)을 벌였다.
뉴시스가 전한 현장 사진에는 엄청난 양의 생활 쓰레기가 온 집안을 가득 채웠다. 옷과 이불은 물론 후라이팬과 각종 용기 등 주방용품과 헌 가구, 소파, 선풍기, 쌀 ,휴지 뭉치, 접시, 스티로폴, 나무 젓가락 등도 있었다. 남들이 버릴법한 물건을 주워와 집 안에 블록을 쌓듯 모아둔 것이다. 포장도 안 뜯은 정부미도 나왔다. 지폐나 동전이 들어있는 돈봉투도 적지 않게 발견됐다고 한다.
장량동행정복지센터에 따르면 평소 치매를 앓는 B할머니(80)가 일상 생활이 곤란할 정도로 물건을 수집해왔다. 주민들은 B할머니가 10여년 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거리를 돌며 쓰레기를 모았다고 전했다. 이웃들은 할머니 집에서 냄새와 벌레가 나온다며 복지센터에 제보했다.
봉사단체 회원들은 쓸모없는 생활 쓰레기를 수거했다. 쓰레기봉투 100ℓ 기준, 200개 분량, 1t 트럭으로 환산하면 15대 분량에 해당한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