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원 투표 D-1, ‘이재명 대항마’ 이번주 나온다

입력 2021-10-31 17:39
지난 29일 서울 마포구 상암 DDMC 채널A 상암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0대 대선 경선 후보자 제9차 토론회에서 윤석열(왼쪽부터), 원희룡, 홍준표, 유승민 후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은 11월 1일 당원 투표를 시작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맞설 대선 후보를 5일 최종 선출한다. 홍준표 의원은 ‘당심’을 겨냥해 ‘전직 대통령 사면’ 카드를 꺼내 들었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경선 막판 2030세대 표심잡기와 외연 확장에 총력전을 펼쳤다. 지지자 간 폭행 시비까지 불거지면서 대선 후보 경선이 과열을 넘어 혼탁 양상을 보이고 있다.

홍 의원은 3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정권이 설치한 의혹의 시한폭탄을 주렁주렁 달고 있는 후보로는 결코 대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며 “2030세대, 호남, 중도층의 지지를 이끌어 내고 본선에서 확실하게 이길 후보는 역시 저 홍준표뿐”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돼 특별사면권을 갖는 즉시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을 사면하겠다”고 강조했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3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결선투표에 즈음한 대국민·당원 호소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홍 의원은 또 과거 자유한국당 대표 시절 2017년 11월 단행한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 조치에 대해 “진심으로 용서를 구한다”고 말했다. 홍 의원이 박 전 대통령 출당에 대한 사과와 사면을 약속한 건 열세로 관측되는 당원 투표 격차를 줄이기 위한 포석으로 분석된다.

윤 전 총장은 유튜브에 대국민 영상메시지를 통해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문재인정권이 지속되면 국민들 고통이 너무 심할 거 같다”면서 “잘못이 있으면 선거를 통해서 책임을 확실하게 묻는 게 민주주의”라고 강조했다. 윤 전 총장은 또 지난 30일 방송된 예능 SNL코리아에 출연해 상대적으로 지지세가 낮은 2030세대의 표심을 노렸다.

윤 전 총장 측은 홍 의원에 대한 견제구를 날렸다. 주호영 윤석열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은 대당원 메시지를 통해 “오만하고 막말하는 ’독고다이’는 결코 지도자가 될 수 없다”고 홍 의원을 정조준했다. 또 윤석열캠프는 “정진우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등 민주당 전직 중앙당 당직자·지방의회 의원들이 합류했다”고 전했다.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 김동철 전 의원 등의 지지 선언에 이어 호남 출신 인사들을 영입하면서 외연 확장에 공을 들였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30일 대구시당에서 지역 당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 일각에서는 캠프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경선이 혼탁 양상을 띠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윤 전 총장 측과 홍 의원 측은 ‘당원 투표 줄세우기 의혹’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여명 홍준표캠프 대변인은 “각 당협위원장에게 공천을 빌미로 윤 전 총장 지지율을 끌어올리라는 협박은 구역질 나는 구태의 화룡점정”이라며 “주호영·권성동 의원의 당적 박탈을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윤 전 총장 측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며 “당심에서 밀리는 홍 의원 측이 급하니 무리수를 던지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서울대 커뮤니티에 주 의원과 권 의원 등이 공천을 빌미로 지역구 당협위원장에게 윤 전 총장 적극 지지를 압박했다는 익명의 폭로 글이 올라와 파문이 일었다.

또 윤 전 총장 지지자가 30일 저녁 KBS 앞에서 유승민 전 의원 지지자를 폭행한 사건도 논란이 됐다. 유 전 의원 측에 따르면 윤 전 총장 지지자가 응원을 위해 먼저 자리를 잡고 있던 유 전 의원 지지자를 밀어내려고, 완력을 행사했다.

정홍원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장은 각 후보에게 “품위 있고 절제된 모습이 국민과 당원들에게 더 큰 감동을 주고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자제를 당부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