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점 맞는 대장동·고발사주 의혹…영장, 첫조사 주목

입력 2021-10-31 16:33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지난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검에 소환 조사를 받으러 출석하고 있다. 연합

유력 대선주자들이 고발된 의혹들에 대한 검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가 이번주 분기점을 맞을 전망이다. 검찰은 이르면 이번주 초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받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방침이다. 공수처는 다음달 2일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에 대한 첫 소환 조사를 진행한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은 이번주 김씨 및 남욱 변호사 등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검찰은 휴일인 이날에도 사건 관계인인 정민용 변호사(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투자팀장) 및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을 소환 조사했다.

앞서 검찰은 김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지난 14일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성이 큰 반면에 구속의 필요성이 충분히 소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검찰은 지난 21일 김씨로부터 화천대유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700억원을 받기로 약속한 혐의(부정처사 후 수뢰 약속) 등으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구속기소했다. 유 전 본부장이 구속될 때 혐의에 포함됐었던 배임 혐의는 기소 단계에서는 제외됐다.

검찰은 2주 가량 추가 수사를 진행하면서 김씨의 ‘혐의 다지기’에 주력해왔다. 김씨 등 사건관계인에 대한 구속영장이 재차 기각될 경우 야권 등을 중심으로 특검 요구 목소리가 더 거세질 수 있다. 검찰은 전담수사팀 출범 후 한 달이 지났지만 아직 주요 사건 관계인 중 유 전 본부장 1명만 기소한 상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유 전 본부장이 구속기소된 것에 대해 “제 부족함이고 불찰”이라며 “국민적 분노가 내게까지 온 것을 인정하고 그 점에 대해 정치적·도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후보는 야권의 특검 도입 주장에 대해서는 “자기네들 것을 막으려는 시간 지연 작전”이라고 일축했다.

공수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피의자로 입건된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해 손 검사를 다음달 2일 처음 조사한다. 앞서 공수처는 손 검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에서 기각됐다. 공수처는 손 검사를 조사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영장을 청구했다가 기각돼 ‘무리수를 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공수처가 손 검사에 대한 조사 과정에서 결정적 증거를 제시하지 못할 경우 향후 사실관계 규명이 난항에 빠질 수도 있다.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 연합

공수처는 텔레그램 메시지에 표시된 ‘손준성 보냄’ 문구를 근거로 손 검사가 국민의힘 김웅 의원에게 고발장을 전달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김 의원이 사건 제보자인 조성은씨에게 전달한 텔레그램 메시지에는 ‘손준성 보냄’ 문구가 표시돼 있다. 하지만 공수처는 고발장 작성자가 누구인지, 손 검사가 고발장 작성에 실제 관여 및 지시했는지 여부 등을 입증할 구체적인 물적 증거는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검사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서에는 고발장 작성자 등이 ‘성명불상’으로만 적힌 것으로 전해졌다. 텔레그램 기능상 손 검사가 보낸 고발장이 다른 사람을 거쳐 김 의원에게 전달됐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손 검사는 고발장 작성에 관여하지도, 김 의원에게 전달하지도 않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공수처 조사에서도 혐의를 부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수처는 조만간 또 다른 사건 관계인인 김 의원도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윤 전 총장은 손 검사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다음날인 지난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수처인가, 공작처인가’라는 글을 올리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