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SK스퀘어 쪼개진다…37년 만에 기업구조 개편

입력 2021-10-31 14:15 수정 2021-10-31 15:00
박정호 SK텔레콤 대표가 지난 12일 서울 중구에 있는 본사 T타워 수펙스홀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이 다음 달 1일 기존 사업에 주력하는 SK텔레콤과 반도체 등 미래 먹거리 투자에 집중하는 SK스퀘어로 쪼개진다. 1984년 ‘한국이동통신’으로 설립된 후 37년 만에 처음으로 기업구조가 개편되는 것이다.

31일 SK텔레콤에 따르면 지난 12일 임시주주총회 의결에 따라 오는 1일자로 존속법인 SK텔레콤, 신설법인 SK스퀘어로 인적분할된다. SK텔레콤은 다음 달 26일까지 주식 매매거래정지 기간을 거치고, 같은 달 29일에 SK텔레콤과 SK스퀘어로 각각 변경상장, 재상장된다.

SK텔레콤은 유·무선 통신, 인공지능(AI) 기반 서비스 등 기존 통신사업과 디지털인프라 사업을 맡는다. 구독사업과 메타버스 등 신사업을 고도화해 지난해 약 15조원이던 매출을 2025년 22조원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SK브로드밴드, SK텔링크, 피에스앤마케팅 등의 회사들이 편제됐다.

신설 SK스퀘어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정보통신기술(ICT) 위주 투자에 집중한다. 반도체기업인 SK하이닉스를 비롯해 ADT캡스, 11번가, 티맵모빌리티, 원스토어 등 16개 회사가 SK스퀘어 산하에 편입된다. 지주회사의 손자회사이다보니 공정거래법 규제로 투자 확대에 제약을 받아온 SK하이닉스의 투자 여건도 나이질 전망이다. SK스퀘어는 현재 26조원인 순자산가치를 2025년 72조원까지 키우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국내외 반도체 시장에서 공격적인 인수·합병(M&A)에도 나설 방침이다.

SK스퀘어의 최고경영자(CEO)는 박정호 현 SK텔레콤 대표가, SK텔레콤의 CEO는 유영상 SK텔레콤 MNO사업대표가 맡는다고 알려졌다. 박 대표는 지난달 임시주주총회에서 “반도체·플랫폼 혁신기업 투자를 통해 성장 역량을 발휘하겠다”며 “분할 이후 ‘통신’과 ‘투자’라는 명확한 아이덴티티 아래 더 빠른 성장 스토리를 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