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유해가 30일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의 사찰인 검단사에 임시 안치됐다.
노 전 대통령의 유해는 이날 오후 1시 30분 서울시 서초구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 절차를 마치고 오후 4시 20분쯤 검단사에 도착했다.
검단사가 위치한 탄현면에는 노 전 대통령의 유해 안장을 환영하는 시민단체의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 노 전 대통령을 추모했다.
이날 검단사에는 유족과 관계자 약 200여명이 참석해 노 전 대통령을 추모했다. 노 전 대통령의 유해가 검단사 무량수전에 안치된 후 검단사 주지스님의 추도사 등 약 30분간의 불교 의식이 진행됐다.
이날 노 전 대통령의 유해가 검단사 무량수전에 임시로 안치됐지만, 아직 영구 안치 일정이나 장소는 정해지지 않았다.
노 전 대통령의 유족들은 노 전 대통령 생전 남북 평화통일 의지가 담긴 파주 통일동산을 장지로 희망했지만, 파주시는 관광특구로 지정된 통일동산에는 규정상 장묘시설이 들어설 수 없다는 이유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유족은 통일동산 지구 내 동화경모공원을 비롯해 3곳을 장지 후보지로 검토했으며, 현재 가장 유력한 후보지는 통일동산 지구 인근 탄현면 성동리 내 산림청 소유 국유지로 알려졌다.
이 부지는 통일동산 지구에 해당하지 않아 도시계획 변경 등 문제를 피할 수 있고, 한강과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을 맨눈으로 볼 수도 있다. 노 전 대통령 유족 측 관계자들은 29일 해당 부지를 둘러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아직 최종 결정은 나지 않았다. 장지가 결정되더라도 묘역이 조성돼야 임시 안치된 유해를 옮길 수 있다.
유족들은 불교에서 별세 49일째에 하는 장례 절차인 49재에 맞춰 검단사에 임시로 안치해놓은 유해를 묘역으로 옮겨 영구 안치하는 일정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노 전 대통령의 아들 노재헌 변호사는 “파주시 검단사에 아버지를 모실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관계자분들께 감사하다. 파주시는 교하동이 본관인 교하 노씨 선산이 있으며, 아버지께서 자유로를 따라 평화통일 꿈을 꾸신 곳”이라며 “평소에 평화통일 꿈을 꾸신 곳에 모실 수 있어 감사하다. 긴 시간 장례 절차에 함께해주신 분들과 국가장을 마련해 주신 정부 관계자들께도 감사하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26일부터 30일까지 5일장으로 치러진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국가장은 마무리됐다. 역대 대통령 가운데 박정희·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례는 국장으로, 최규하·노무현 전 대통령의 장례는 국민장으로 진행됐다. 이승만·윤보선 전 대통령의 장례는 국장·국민장이 아닌 가족장으로 치렀다.
국장과 국민장은 2011년 국가장으로 통합됐다. 2015년 서거한 김영삼 전 대통령의 장례는 국가장으로 치러졌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최규하 전 대통령은 국민장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과 박정희 전 대통령은 국장으로 진행됐다.
파주=글·사진 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