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40대 유명 배우가 급사하자 충격에 빠진 수천명의 팬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오면서 치안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30일(현지시간) 힌두스탄타임스에 따르면 전날 오후 인도 발리우드 스타 푸네스 라지쿠마르가 향년 4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라지쿠마르는 벵갈루루의 체육관에서 운동하던 중 심장마비로 쓰러진 것으로 알려졌다.
라지쿠마르는 아역배우 출신으로 히트작 ‘아푸’(Appu) 등 30여편의 영화에 출연하는 등 인도인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 또 최근 ‘제임스’라는 영화 촬영을 마치고 새 작품을 시작할 예정이었다.
그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에 팬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이들은 병원으로 몰려와 서로를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렸으며, 라지쿠마르의 시신이 실린 구급차를 쫓아 달리기도 했다. 수천명이 벵갈루루 거리로 나와 애도를 표했고, 거리는 순식간에 인산인해가 됐다.
벵갈루루시 당국은 팬들이 폭동을 일으킬 수 있다고 보고, 라지쿠마르 집 주변에 경찰을 대거 투입했다. 앞서 2006년 국민배우로 추앙받던 라지쿠마르의 아버지가 사망했을 당시 상심한 팬들의 폭동으로 8명이 사망한 적이 있다.
같은 사고가 반복되는 것을 막기 위해 영화관들은 전날 오후 급히 문을 닫았다. 대형 주점도 임시로 영업을 중단했다. 인도 최대 IT 서비스 회사인 타타 컨설턴시 서비스가 1500여명의 직원을 조기 퇴근시킨 것에 이어 다른 회사들도 평소보다 일찍 사무실 문을 닫았다. 이는 퇴근길 폭력 상황을 우려한 조치로 보인다.
벵갈루루가 속한 카르나타카주의 주총리는 “라지쿠마르의 유족이 평화롭게 장례를 치를 수 있도록 시민들 모두 협조해달라”며 폭력 행위를 자제해달라고 부탁했다. 카르나타카주와 벵갈루루시 당국은 빈소를 야외 경기장에 마련해 많은 팬이 조문할 수 있도록 했다.
인도 영화는 음악과 춤이 빠지지 않으며 대부분 해피엔딩을 맞이한다. 이는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는 인도인들에게 큰 기쁨을 주고, 고통을 잊고 살아가는 마취제 역할을 해준다. 때문에 인도의 유명 배우들은 팬들에게 신적인 존재로 여겨진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