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 고추가루’ 중국에 놀랐다 가슴 쓸어내린 네티즌

입력 2021-10-30 00:08
붉은색 고춧가루 양념으로 보이는 물질을 맨발로 밟는 중국발 영상이 퍼지자, 국내 네티즌들이 ‘김치 양념이 아니냐’며 우려했다. 올해 초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김치 재료를 만드는 듯한 이른바 ‘알몸 김치 절이기’ 영상에 놀랐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 퍼진 영상은 고춧가루가 아닌 국내에 수입되지 않은 열매의 씨앗을 빼기 위한 작업 중 촬영된 것이라고 전해져 많은 이들이 가슴을 쓸어내렸다.


유복근 주중 한국대사관 경제공사는 최근 페이스북에 이른바 ‘맨발 양념·맨발 고추가루’ 보도 관련해 정정할 내용이 있다며 장문의 글을 올렸다. 그는 “중국의 한 네티즌이 틱톡(Tiktok)에 올린 영상 때문에 시끄럽다”며 “한 여성이 붉은색의 재료를 발로 짓이기면서 뭐라고 말을 하고 있는 장면이 마치 김치 재료인 고추 또는 고춧가루를 발로 밟아 제조하는 과정으로 잘못 보도되면서 특정 국가의 식품위생 수준에 대한 불신 내지는 비난을 사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영상 속 붉은 물질은 고추 가루나 그 양념을 만드는 과정이 아니라고 부연했다. 유 공사는 “이 장면은 중국 운남지방에서 재배되는 중루라는 약초 열매에서 열매 안의 씨앗을 벗겨내기 위한 탈아 작업 과정의 일부로 보인다”고 했다.

운남성의 농촌에서 약초 열매에서 씨를 분리해 파종하기 위한 과정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현지 관행에 따르면 열매 내부에 있는 종자를 발라내 이 종자가 빨리 싹을 틔우도록 하는 과정이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중국에서 한국으로 수출되는 약재나 식품 중에 중루라는 카테고리로 수출되는 제품은 없다”고 했다.

영상이 속수무책으로 인터넷으로 퍼지면서 불안감을 드러내자, 식품의약품안전처도 “해당 물질은 국내 수입이 안 된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식약처는 22일 “영상 속 원료는 ‘파리스 폴리필라’(Paris polyphylla·삿갓나물 속)의 열매로 추정된다”며 “해당 원료는 국내에서는 식용 불가 원료이므로 식품으로 수입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에서도 열매를 발로 밟아 껍질을 제거하고, 그 씨앗을 종자로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덧붙였다.

식약처는 지난 3월에는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절임 배추를 제조하는 모습이 담긴 중국 영상에 네티즌들이 불안감을 호소하자 “수출용이 아님을 확인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