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폰이 고장나서…” 버스서 울려퍼진 딸 목소리

입력 2021-10-29 20:14
부산의 올림픽교차로역을 지나는 시내버스 스피커에서 정거장 안내 음성이 나온 뒤 메신저 피싱 피해 예방 음성이 나오고 있다. 유튜브 캡쳐.

경찰이 보이스피싱 범죄를 막기 위해 버스 회사의 협조를 받아 피해 예방 홍보에 나섰다.

“엄마 난데, 핸드폰이 고장 나서 이걸로 연락해, 근데 엄마가 좀 해줄 게 있는데…”

부산의 올림픽교차로역을 지나는 시내버스 스피커에서 정거장 안내 음성에 이어 이같이 다급한 여고생의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이어 “잠깐, 혹시 속고 있진 않나요?”라며 “자녀 사칭 피싱 범죄, 일단 멈추고 확인하세요. 예방할 수 있습니다”라는 음성 메시지가 나왔다. 어리둥절하던 버스 이용객들은 안내 음성이 곧 메신저 피싱 피해 예방 홍보인 것을 알 수 있었다.

피해 예방 홍보 음성은 ‘자녀 사칭형’ 메신저와 ‘정부 기관 사칭형’ 스미싱 등 2가지 사례로 제작됐다.

실제 피싱 범죄 사례와 유사하게 연출한 것으로, 이를 통해 메신저 피싱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준다.

해운대경찰서는 총 1002번, 107번, 144번, 31번, 155번, 200번 등 6개 노선 버스에서 다음달 29일까지 하루 1200차례 홍보 음성이 송출된다고 밝혔다.

메신저 피싱 피해자 중 50~60대가 85.8%를 차지하는 점을 고려해 노선 중 해당 연령대 승객이 많이 탑승하는 버스를 지정해 음성을 송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최근 들어 전체 보이스피싱 피해 규모는 감소했지만, 가족과 지인 등을 사칭한 메신저피싱 피해액은 165.4% 급증했다.

박채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