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 같은 터널 빠져나와”…숨통 트인 자영업자 반색

입력 2021-10-29 17:21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1단계 계획이 발표된 29일 '24시 영업' 문구가 적힌 서울 시내 한 식당으로 손님이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전환이 발표되자 그동안 영업시간 제한 장기화로 고통받던 자영업자들은 “이제야 숨통이 트였다”며 안도와 기쁨의 한숨을 내쉬었다. 정부는 29일 다음 달 1일부터 유흥시설을 제외한 모든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 제한을 해제한다고 밝혔다. 사적 모임은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수도권 10명, 비수도권 12명까지 허용된다.

회원 86만명을 보유한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이날 단계적 일상회복 1단계 발표에 환호하는 글이 쏟아졌다. 서울 동작구에서 8년째 술집을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한 회원은 “가게 임대료 내기도 빠듯해서 정수기 판매 아르바이트까지 하며 버텨왔다”면서 “시간제한이 풀려 24시간 할 수 있게 됐다. 붐빌 가게를 생각하니 벌써 휘파람이 절로 난다”고 했다.

그는 “앞이 보이지 않는 암흑 같은 터널을 2년 가까이 걸어왔다. 어젠 손님 맞을 준비를 하기 위해 가게 인테리어를 새로 했다”며 “다음 주 상황을 지켜보고 아르바이트 구인 공고도 낼 생각”이라고 적었다.

정부가 내달 1일부터 새로운 방역체계인 '단계적 일상회복' 1단계 시행계획을 발표한 29일 서울 서초구의 한 식당 텔레비전 화면에 일상회복 최종안 관련 뉴스가 방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노래방 업주라고 밝힌 다른 회원은 “노래방이 새벽 장사지 않나. 심할 경우 하루 매출 10만원이 찍히기도 해 가게 접을지를 수백 번 고민했다”면서 “밤 10시 이후 영업 금지는 그냥 문 닫으라는 얘기였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제서야 숨을 쉴 수 있을 것 같다.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지옥 같은 시간이었다”고 덧붙였다.

영업제한이 풀려도 코로나19 이전처럼 매출이 나오지 않을 것이란 비관적 의견도 있었다. 서울 영등포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한 누리꾼은 “최근에 인원 제한이 완화되며 좀 나아졌지만 코로나19 이전 매출하고는 비교할 수 없는 상태”라며 “많은 사람이 배달 문화에 익숙해졌다. 한번 경험한 편리함을 쉽게 떨쳐낼 수 있겠느냐”고 했다.

이른바 ‘백신 패스’로 불리는 접종증명·음성확인제가 적용된 실내체육시설 업자들은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실내체육시설은 감염 위험도가 높은 시설로 분류돼 미접종자는 PCR 검사 음성확인서가 있어야 입장할 수 있다. 다만 정부는 미접종자 이용권 환불과 연장 등을 고려해 계도기간을 2주간 운영하기로 했다. 이 외에 백신 패스가 적용되는 시설은 유흥시설, 노래연습장, 목욕장업, 경마·경륜·경정·카지노 등이다.
정부가 내달 1일부터 새로운 방역체계인 '단계적 일상회복' 1단계 시행계획을 발표한 29일 서울 마포구의 한 헬스장에서 회원이 운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헬스장을 운영하는 회원은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사람은 음성확인서가 있어야 들여보낼 수 있다고 한다”며 “오래 다닌 고객 중 백신 접종을 할 생각이 없다고 밝힌 분들도 꽤 있는데 그분들을 받지 말라는 것이냐. 정부가 끝까지 자영업자들에게 짐을 안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크로스핏 체육관 관장이라고 소개한 네티즌도 “지금까지 운동 잘했던 사람들에게 운동하지 말라고 한다. 미접종자는 음성확인서를 지참하지 않으면 체육시설 출입을 제한한다고 하는데 체육관 그만두라는 것이 아니냐”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때도 하던 걸 못하게 하는 건 이해가 가지 않는다. 실내체육시설이 왜 백신 패스 적용 대상으로 지정됐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