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이 막바지로 향하면서 후보 간 신경전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홍준표 의원이 “당심에서도 골든크로스(지지율 역전)가 일어났다”고 주장하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은 ‘아무 말 잔치’라고 비난했다. 홍 의원과 단일화설이 돌았던 유승민 전 의원은 “생각해본 적도 없다”며 경선 완주 의지를 밝혔다.
윤석열 캠프 이상일 공보실장은 29일 “홍 의원 측이 책임당원 지지에서 앞선 것처럼 주장하고 있는데, 이를 들은 당원이나 언론인들은 한결같이 황당하다는 반응”이라고 논평했다. 홍 의원이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책임당원도 골든크로스를 이룬 것으로 판단된다”고 하자 반박에 나선 것이다.
이 실장은 “홍 의원 측이 아무런 근거 없이 내지르고 있다”며 “경선이 막바지에 다다르자 초조해진 듯 믿거나 말거나식 ‘아무 말 잔치’를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홍 의원은 이날도 “당원 여론이 급격히 돌아섰다”며 골든크로스를 자신했다.
홍 의원은 캠프 사무실에서 정치 대개혁 공약을 발표한 뒤 “(윤석열 캠프는) 17·18일 여론조사로 자기들이 압승한다고 주장하는데, 그건 전두환 옹호 발언과 개 사과가 있기 전의 당원 여론”이라며 “그 이후에 조사한 것을 보면 확연히 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페이스북에서도 “민심을 거역하는 당심은 없다”며 경선 승리를 확신했다.
국민의힘은 당원 투표 50%, 여론조사 50%를 합산해 다음 달 5일 대선 후보를 선출한다. 당원 투표는 다음 달 1~4일, 여론조사는 3~4일 진행된다. 1차(20%), 2차(30%) 예비경선 때와 달리 당원 투표가 50%나 돼 당심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이 당심을 놓고 격돌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유 전 의원은 최근 당 안팎에서 제기된 ‘홍준표-유승민 단일화설’을 일축하며 막판 지지를 호소했다. 유 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홍준표 캠프에서) 여러 사람을 통해 그런 이야기를 하는데, (단일화는) 있을 수가 없다”며 “홍 의원이 정 단일화를 하고 싶으면 본인이 사퇴하고 저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책과 토론, 도덕성 면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이길 수 있는 것은 자신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에서 만난 취재진이 경선 전망을 묻자 “일반 국민들은 내년 대선이 이재명 후보 대 윤석열 후보의 경쟁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방향으로 결정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자 다른 주자들이 발끈했다. 홍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또 한 분의 도사가 나왔네. (김 전 위원장이) 그렇게 (되길) 바라는 거겠죠”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고, 유 전 의원도 “선거를 코앞에 두고 전직 비대위원장으로서 매우 적절하지 않은 이야기”라고 비판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