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골든크로스 근거 없다” 洪 “조직은 바람 못 이겨”…막판 공방 가열

입력 2021-10-29 16:50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이 막바지로 향하면서 후보 간 신경전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홍준표 의원이 “당심에서도 골든크로스(지지율 역전)가 일어났다”고 주장하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은 ‘아무 말 잔치’라고 비난했다. 홍 의원과 단일화설이 돌았던 유승민 전 의원은 “생각해본 적도 없다”며 경선 완주 의지를 밝혔다.

윤석열 캠프 이상일 공보실장은 29일 “홍 의원 측이 책임당원 지지에서 앞선 것처럼 주장하고 있는데, 이를 들은 당원이나 언론인들은 한결같이 황당하다는 반응”이라고 논평했다. 홍 의원이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책임당원도 골든크로스를 이룬 것으로 판단된다”고 하자 반박에 나선 것이다.

이 실장은 “홍 의원 측이 아무런 근거 없이 내지르고 있다”며 “경선이 막바지에 다다르자 초조해진 듯 믿거나 말거나식 ‘아무 말 잔치’를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홍 의원은 이날도 “당원 여론이 급격히 돌아섰다”며 골든크로스를 자신했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 홍준표 의원이 29일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정치 대개혁'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홍 의원은 캠프 사무실에서 정치 대개혁 공약을 발표한 뒤 “(윤석열 캠프는) 17·18일 여론조사로 자기들이 압승한다고 주장하는데, 그건 전두환 옹호 발언과 개 사과가 있기 전의 당원 여론”이라며 “그 이후에 조사한 것을 보면 확연히 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페이스북에서도 “민심을 거역하는 당심은 없다”며 경선 승리를 확신했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 홍준표 의원 페이스북 캡처.

국민의힘은 당원 투표 50%, 여론조사 50%를 합산해 다음 달 5일 대선 후보를 선출한다. 당원 투표는 다음 달 1~4일, 여론조사는 3~4일 진행된다. 1차(20%), 2차(30%) 예비경선 때와 달리 당원 투표가 50%나 돼 당심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이 당심을 놓고 격돌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 유승민 전 의원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 전 의원은 최근 당 안팎에서 제기된 ‘홍준표-유승민 단일화설’을 일축하며 막판 지지를 호소했다. 유 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홍준표 캠프에서) 여러 사람을 통해 그런 이야기를 하는데, (단일화는) 있을 수가 없다”며 “홍 의원이 정 단일화를 하고 싶으면 본인이 사퇴하고 저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책과 토론, 도덕성 면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이길 수 있는 것은 자신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에서 만난 취재진이 경선 전망을 묻자 “일반 국민들은 내년 대선이 이재명 후보 대 윤석열 후보의 경쟁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방향으로 결정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자 다른 주자들이 발끈했다. 홍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또 한 분의 도사가 나왔네. (김 전 위원장이) 그렇게 (되길) 바라는 거겠죠”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고, 유 전 의원도 “선거를 코앞에 두고 전직 비대위원장으로서 매우 적절하지 않은 이야기”라고 비판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