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검사장이 29일 “검사로서 할 일이 남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서울 서초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설을 일축했다.
한 검사장은 출마설에 대한 질문에 “출마 생각 없다”고 답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외 정치권 상황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한 검사장은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돼 지난 6월 검찰 인사에서 사법연수원 부원장으로 좌천됐다. 앞서 2019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를 수사한 뒤 대검찰청 반부패부장에서 부산고검 차장검사,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잇따라 좌천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선 한 검사장의 정계 진출설이 자주 거론됐다.
특히 여권에선 한 검사장이 검사직을 계속 유지하는 데 대해 우려하는 분위기가 적지 않았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만약 정권이 교체된다면 한 검사장이 다시 검찰 요직으로 복귀할 가능성도 있다”며 “이 상황을 두려워하는 이들이 많다”고 전했다. 검찰 출신 법조계 관계자는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수사도 한 검사장이 맡으면 신속하게 진행됐을 것이라는 말이 많다”며 “진영을 가리지 않고 수사를 저돌적으로 하고 외압도 안 통하는 검사”라고 말했다.
한 검사장이 검사직을 이어간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정계 입문설은 잠잠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야권의 ‘러브콜’은 이어질 전망이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팬클럽이 있는 검사가 누가 있느냐”며 “수사 능력을 인정받아 전국적 인지도도 있고 여야 가리지 않고 권력과 맞서 수사를 해온 스토리가 있어 정치권에선 계속 러브콜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해 국정감사 증인으로 부르려 한 데 대해 한 검사장은 ‘언제든 나가겠다’고 맞불을 놨다”며 “이런 모습이 쌓여 정치적 상품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