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홍준표 의원이 당내 경쟁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해 “민심은 398후보가 아니라 홍준표”라고 도발했다. 전날 공표된 한 여론조사에서 윤 전 총장의 20~40대 지지율이 한 자리수로 낮게 나온 데 따른 것이다.
홍 의원은 29일 페이스북에서 “조직은 바람을 이기지 못한다”며 “그것은 선거의 철칙”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심을 거역하는 당심은 없다”며 “이준석 당대표가 되는 것을 봐도 그렇다고” 덧붙였다.
‘398’은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 여론조사 기관이 지난 25일부터 사흘 간 만 18세 이상 성인 남여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 결과에서 나온 숫자다. 이 조사에서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은 각각 20대 3%, 30대 9%, 40대 8% 수준으로 나타났다. 홍 의원은 이 같은 조사 결과를 근거로 윤 전 총장과 자신이 차별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 적합도에서도 홍 의원(25%)은 윤 전 총장(20%)보다 5%포인트 앞서 나갔다. 일주일 전 이들 기관에서 여론조사를 했을 때보다 홍 의원은 3%포인트 지지율이 올랐고, 윤 전 총장은 5%포인트 떨어졌다. 윤 전 총장의 하락 요인으로는 ‘전두환 옹호’ 발언과 ‘개 사과’ 논란이 주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홍 의원은 전날(28일)에도 윤 전 총장을 겨냥해 “막바지가 되니 막가는 경선을 한다”고 비난했다. 그는 “26년 이 당을 지킨 사람을 놔두고 갓 입당한 사람 편에 서서 경북도 국회 의원, 당직자까지 가담하는 불법 선거운동을 하는 것도 모자라 경기도에서는 억지 춘향식 지지 선언을 하게 하고 다른 도당에서는 특정 후보 지지해 달라고 전화하다가 당원에게 혼나는 녹음까지 공개되고 있다”며 “정치 처음 하면서 못된 것부터 배운 모양”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윤 전 총장이) 그만큼 쫓긴다는 것”이라며 “대통령 거저먹는 거 아니다. 대통령이 그렇게 엉성하게 된다면 그건 대한민국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