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 중인 MSD(미국 머크)가 한국에도 긴급사용승인 신청을 추진 중이다.
한국MSD 관계자는 29일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에도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하기 위해 협의 중이다”며 “한국 코로나19 환자의 질병 초기 단계에 몰누피라비르가 신속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한국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은 지난 26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코로나19 치료제 확보 계획에 대해 “40만명분 정도의 경구용 치료제를 구매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몰누피라비르는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중 가장 빠르게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한 약물이다. MSD는 이달 초 FDA(미국 식품의약국)에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해 FDA는 오는 11월30일 외부 자문단 회의를 열고 이 약의 안전성·유효성을 따져볼 예정이다. MSD는 연내 미국 승인을 희망하고 있다.
이 약은 비교적 증상이 가벼운 경증~중등증 환자를 위한 치료제로 개발됐으며, 높은 가격에 따라 경증 환자 중 고위험군(고령층·기저질환자)에 쓰일 것으로 보인다. 1세트(5일 치료비용) 가격은 약 700달러(약 82만원)에 달한다.
코로나19 외래 환자(경증~중등증) 1550명 중 775명에 대한 임상 3상 중간 분석 결과 복용 29일 후 몰누피라비르 복용 환자 중 7.3%만이 병원에 입원했고, 사망자는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약(가짜 약) 복용군의 입원이 14.1%인 것과 비교할 때 입원 가능성을 50% 낮춘 것으로 평가된다. 위약군에선 8명이 사망했다.
전문가들은 다만 이 약이 신종 플루때의 ‘타미플루’와 같은 게임 체인저가 되긴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입원하지 않고도 초기 단계에서 쓸 수 있는 좋은 치료제가 나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MSD는 “몰누피라비르는 승인 시 코로나19 퇴치에 중요한 역할을 할 최초의 경구용 치료제가 될 것이다”며 “3상 중간분석 결과를 기반으로 FDA에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했다. 각국의 규제 기관에도 긴급사용승인 또는 시판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고 했다.
이어 “식약처 승인 시 한국 코로나19 환자의 질병 초기 단계에 몰누피라비르가 신속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한국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