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치료제, 한국에도 긴급사용승인 신청 협의 중”

입력 2021-10-29 08:49
미국 제약사 머크의 코로나19 알약 치료제 '몰누피라비르'. AFP 연합뉴스

먹는(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 중인 MSD(미국 머크)가 한국에도 긴급사용승인 신청을 추진 중이다.

한국MSD 관계자는 29일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에도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하기 위해 협의 중이다”며 “한국 코로나19 환자의 질병 초기 단계에 몰누피라비르가 신속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한국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은 지난 26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코로나19 치료제 확보 계획에 대해 “40만명분 정도의 경구용 치료제를 구매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몰누피라비르는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중 가장 빠르게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한 약물이다. MSD는 이달 초 FDA(미국 식품의약국)에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해 FDA는 오는 11월30일 외부 자문단 회의를 열고 이 약의 안전성·유효성을 따져볼 예정이다. MSD는 연내 미국 승인을 희망하고 있다.

이 약은 비교적 증상이 가벼운 경증~중등증 환자를 위한 치료제로 개발됐으며, 높은 가격에 따라 경증 환자 중 고위험군(고령층·기저질환자)에 쓰일 것으로 보인다. 1세트(5일 치료비용) 가격은 약 700달러(약 82만원)에 달한다.

코로나19 외래 환자(경증~중등증) 1550명 중 775명에 대한 임상 3상 중간 분석 결과 복용 29일 후 몰누피라비르 복용 환자 중 7.3%만이 병원에 입원했고, 사망자는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약(가짜 약) 복용군의 입원이 14.1%인 것과 비교할 때 입원 가능성을 50% 낮춘 것으로 평가된다. 위약군에선 8명이 사망했다.

전문가들은 다만 이 약이 신종 플루때의 ‘타미플루’와 같은 게임 체인저가 되긴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입원하지 않고도 초기 단계에서 쓸 수 있는 좋은 치료제가 나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MSD는 “몰누피라비르는 승인 시 코로나19 퇴치에 중요한 역할을 할 최초의 경구용 치료제가 될 것이다”며 “3상 중간분석 결과를 기반으로 FDA에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했다. 각국의 규제 기관에도 긴급사용승인 또는 시판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고 했다.

이어 “식약처 승인 시 한국 코로나19 환자의 질병 초기 단계에 몰누피라비르가 신속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한국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