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 몇 포기? 재료 비싸 포기!”… 포장김치 수요 는다

입력 2021-10-30 06:00
지난 20일 충북 괴산군의 한 배추밭에 배추 잎사귀가 노랗게 시들고 있다. 연합뉴스

이른 추위로 김장철이 예년보다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소비자들의 김장비용 부담이 무거워지고 있다. 배추와 무는 평년보다 저렴하지만 갓, 쪽파, 고춧가루, 굴 등 김장 부재료값이 치솟았다. 올해도 김장을 포기하고 시판 김치를 찾는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3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김장의 주재료인 배추와 무 가격은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7일 기준으로 배추 소매가는 포기당 3869원으로 평년보다 2.5% 싸다. 무 역시 개당 1779원으로 평년 가격 대비 29.3% 내렸다.

하지만 수확을 앞둔 가을배추에 무름병이 발생하면서 가격 상승 우려가 커졌다. 올해 늦더위와 가을장마 등 이상기후가 계속되면서 강원과 충청 등 주산지 농가를 중심으로 무름병이 확산하고 있다.

가을배추와 무 재배면적 감소로 생산량은 예년보다 줄어들 전망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에 따르면 올해 가을배추 재배면적은 지난해보다 14% 감소한 1만1893㏊, 가을무는 3% 줄어든 4502㏊로 집계됐다.


여기에다 김장 부재료 가격이 크게 뛰었다. 갓 1㎏ 가격은 27일 기준 4555원으로 평년가 2598원과 비교해 75.3%나 비싸졌다. 쪽파도 1㎏에 8820원으로 평년(5475원)보다 61.1% 올랐다. 국산 고춧가루는 ㎏당 평년 2만9000원 수준이었는데 최근 3만4000원대까지 치솟았다. 깐마늘도 1㎏에 1만2109원으로 평년가보다 3000원가량 비싸다.

김장철이 최대 성수기인 굴 역시 1㎏에 2만6137원으로 평년가 1만7265원보다 51.4%나 가격이 상승했다. 굵은소금은 5㎏에 1만444원으로 평년보다 42.4%, 새우젓 1㎏은 2만2421원으로 14.8%, 멸치액젓 1㎏은 5296원으로 14.9% 각각 올랐다.

김장비용이 껑충 뛰면서 올해 김장을 포기하는 소비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KREI에 따르면 지난해 직접 김장을 하는 소비자 비중은 62%로 전년(63.4%)보다 감소했다. 김치를 담그더라도 양을 줄인 소비자도 31.1%나 된다.

김장 수요 감소의 주된 원인은 김장비용 상승이다. 한국물가협회에 따르면 대형마트에서 재료를 구매한다고 가정했을 때, 4인 가족 분량의 김장비용은 2018년 35만2750원, 2019년 37만3010원, 지난해 39만6720원으로 매년 비싸지고 있다.

이에 시판 김치를 사먹는 비중은 큰 폭으로 늘고 있다. 김치를 사먹는 소비자는 2015년 8.5% 수준에서 2018년 15.8%, 2019년 19.1%, 지난해 23.9%로 증가했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