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7일째 모습을 감춰 공개활동을 자제하고 정국 구상을 위한 ‘숨고르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이 강원도 원산 별장에서 지내는 정황이 포착됐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현재 평양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는 위성 사진을 게재하며 “김정은의 가족과 보좌진만이 드나들 수 있는 원산 별장에서 최근 며칠 사이 움직임이 있었다”고 전했다.
사진에는 김 위원장이 자주 타는 수백만 달러짜리 요트가 지난 24일 원산 바닷가를 항해한 것과 25일 인근 섬에 정박한 모습이 담겨 그가 원산에 있을 것이란 추정이 나왔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현재 원산이 아닌 평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지난 11일 국방발전전람회에서 모습을 드러낸 이후 자취를 감췄다. 통일부는 김 위원장이 북한 매체에 보도된 수를 기준으로 올해 71회의 공개활동을 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가운데 그가 보름 이상 공개석상에 나오지 않은 것은 지난 1월(21일간) 3월(17일간) 7월(15일간) 8월(22일간) 9월(20일간)에 이어 여섯 번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 위원장이) 군 시설이 많은 강원도 내 부대를 비공개 현지 지도하는 동시에 향후 정국 구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해외에 나간 것은 아니기 때문에 통치에 직접 관여하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대신 선전 매체를 통해 간접적으로 대외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북한 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북남관계 문제, 한반도 문제가 좀처럼 풀리지 않고 계속 복잡하게 번져지고 있는 것은 외세의 간섭과 방해 책동 때문”이라며 “남조선은 미국 일본 유럽에 지지와 협조를 구걸하는 행태를 이어가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