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학 교수가 전 세계 규제당국이 가상화폐 거래를 중단시켜야 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가상화폐 거래가 금융거래 투명성을 위협하고 각종 범죄 활동을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28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21 서울국제금융콘퍼런스에서 화상 대담을 통해 “가상화폐는 자금세탁을 활성화하고 우리 사회의 근본을 훼손하는 불법적 행동을 부추긴다”고 말했다.
그는 “가상화폐가 금융거래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이 커지면서 금융체제의 근본을 훼손하기 시작했다”며 “금융거래의 투명성을 위협하고 온갖 범죄 활동이 암호화폐를 통해서 이뤄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가상화폐에 대해 “일부 혁신적인 측면이 있지만, 투명성이 결여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우리가 원하는 혁신은 투명성을 갖추고, 자원이 효율적으로 분배되고, 거시경제 안정성이 향상되는 방식”이라며 “금융시스템이 더 잘 작동하도록 하는 혁신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현재 금융시스템에 대해서도 ‘경쟁 부족’을 문제로 꼽았다. 그는 “금융은 오래도록 경쟁이 보장되지 않아 일부가 이익을 독점하고 소수가 비현실적인 수익을 누렸다”며 “금융에서 자율 경쟁이 확대된다면 금융부문이 나머지 사회부문에 부과하는 비용도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금융의 디지털화가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진 않을 것이라 지적했다. 그는 “금융 플랫폼은 엄청난 양의 개인정보를 수집해 서비스를 개선하지만, 이런 정보는 취약계층을 더욱 차별하는 근거가 되기도 한다”며 “적절한 규제 프레임으로 자율경쟁의 혜택을 차별 없이 얻어내는 것이 우리 앞에 놓인 큰 과제”라고 설명했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