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사법부 시절 재판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임성근 전 부산고법 부장판사의 탄핵 여부가 28일 결정된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오후 대심판정에서 임 전 부장판사의 탄핵심판사건 선고기일을 진행한다. 국회가 지난 2월 4일 임 전 부장판사 탄핵소추안을 의결한 지 약 8개월 만이다. 탄핵은 헌법상 지위가 보장된 대통령·국무총리·국무위원·헌법재판관·법관 등이 직무집행 과정에서 헌법이나 법률을 어긴 경우 파면하기 위한 절차다.
헌재가 국회의 탄핵소추를 받아들이는 인용 결정을 내리면 임 전 부장판사는 파면된다. 반면 받아들이지 않는 기각 결정을 내리거나 탄핵소추 요건 미충족을 근거로 각하 결정을 내리면 파면은 이뤄지지 않는다.
임 전 부장판사는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로 재직하던 2014∼2015년 ‘세월호 7시간’ 관련 박근혜 전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가토 다쓰야 전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 재판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다. 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체포치상 사건에 개입한 혐의, 도박 혐의로 약식 기소된 프로야구 선수 오승환·임창용 사건에 개입한 혐의 등으로 탄핵소추됐다.
해당 혐의로 형사재판에도 넘겨진 임 전 부장판사는 1·2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으며 검찰이 상고해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법원은 1·2심 모두 ‘수석부장판사에게는 일선 재판부의 판단에 개입할 권한이 없으며 재판장의 권리행사가 방해됐다고 볼 수도 없다’는 법리적 이유로 임 전 부장판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유무죄와 헌재의 파면 여부 판단은 서로 독립 결정인 만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만약 헌재가 파면을 결정하더라도 대법원에서는 무죄로 판결할 수 있다.
한편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7년 탄핵소추에 의해 파면된 바 있지만 법관 탄핵소추는 임 전 부장판사가 한국 헌정사에서 처음이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