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김어준 TBS’ 서울시 지원금 100억원 깎는다”

입력 2021-10-28 08:38 수정 2021-10-28 10:23
오세훈 서울시장(왼쪽 사진)과 방송인 김어준. 뉴시스, TBS 제공

오세훈 서울시장이 내년 교통방송(TBS)에 주는 서울시 출연금을 100억원가량 삭감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내년 TBS에 줄 출연금을 TBS 전체 예산의 50% 수준으로 삭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28일 조선일보가 보도했다. 올해 TBS 전체 예산 515억원 중 73%에 이르는 375억원이 서울시 출연금이었는데, 이 비율을 절반 수준으로 낮춰 결과적으로 약 100억원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1990년 서울시 산하 교통방송본부로 출발한 TBS는 지난해 2월 별도 재단을 만들어 서울시로부터 독립했지만 여전히 수입의 70% 이상을 서울시 출연금에 의지하고 있다. TBS는 이번 정권 들어 ‘김어준의 뉴스공장’ 등 일부 프로그램과 진행자가 정치적으로 편향됐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그간 야권에서는 줄곧 TBS의 정치적 편향성 문제를 제기했다. TBS는 지난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부터 편파 보도 논란에 휩싸였는데, 오 시장 취임 이후에도 “오 시장이 코로나 역학조사 TF를 해체했다”고 보도했다가 언론중재위원회에서 정정 및 반론보도문 게재 결정을 받았다.

특히 ‘김어준의 뉴스공장’ 진행자인 김어준씨는 지난 22일 한 유튜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지원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편향성 논란이 더 커진 상황이다.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방송 내용을 문제 삼기 어려운 만큼 세금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면 ‘시민 세금으로 편향 방송한다’는 논란이 줄어들 것”이라며 “TBS가 청취율이 높고 인기가 있다고 주장하는 만큼 자체적으로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매체에 말했다.

그러나 실제로 출연금 삭감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삭감을 위해서는 서울시의회 예산 심사를 통과해야 하는데, 서울시의회 110석 중 99석을 장악한 민주당이 반대할 가능성이 크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