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세먼지 일주일 새 2배 급증…“중국에서 유입된 후 정체”

입력 2021-10-27 17:18

27일 오전 한때 서울 초미세먼지가 ‘나쁨’을 기록하며 일주일 전보다 2배 높은 농도를 기록했다. 오후부터는 농도가 점차 옅어져 ‘보통’ 수준을 회복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이날 서울 초미세먼지 농도는 42㎍/㎥으로 ‘나쁨’을 기록했다. 지난 21~26일 미세먼지 농도 평균이 19㎍/㎥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일주일 만에 미세먼지 수치가 2배 이상 높아진 것이다. 초미세먼지는 농도가 36~75㎍/㎥일 때 ‘나쁨’으로 분류된다. 다만 이날 오후 12시를 기점으로 농도가 낮아지면서 오후 4시부터는 35㎍/㎥까지 떨어져 ‘보통’ 수준을 회복했다.

상대적으로 입자가 큰 미세먼지(PM 10) 농도 역시 최근 증가 추세다. 서울 기준으로 지난 21일 32㎍/㎥였던 미세먼지 농도는 25일 28㎍/㎥로 떨어졌다. 이튿날 다시 44㎍/㎥로 증가한 뒤 27일에는 66㎍/㎥을 기록하며 농도가 높아졌다. 지난 일주일 사이 초미세먼지와 미세먼지 농도 모두 크게 높아진 것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은 대기 정체로 인해 공기 순환이 막히면서 미세먼지가 갇혀 빠져나가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록호 국립환경과학원 환경연구관은 “미세먼지가 발생했더라도 바람이 불면 빠져나가 농도가 옅어지는데, 겨울이 다가오면서 순환이 되지 않으면서 미세먼지 수치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북서풍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 가을철 특성상 중국 등지에서 국외 미세먼지가 한반도로 흘러 들어와 미세먼지 농도가 더욱 높아졌다는 분석도 나왔다. 김 연구관은 “북서풍이 우리나라로 밀려오는 10월부터는 중국을 비롯한 북쪽 대륙에서 미세먼지가 쉽게 유입된다”고 설명했다. 국외 미세먼지가 국내로 유입된 뒤 안정적인 고기압 때문에 공기 정체가 이어져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졌다는 해석이다.

김 연구관은 “밤 시간 또는 이른 아침 시간 동안 미세먼지가 축적됐다가 낮에는 바람이 불며 해소되곤 하는데, 대기 정체가 길어지면서 기본적인 농도가 높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기상청은 대기 정체가 일부 해소되면서 이날 오후부터 미세먼지 농도가 개선돼 다음 주 초까지는 맑은 하늘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깨끗한 북풍이 한반도로 불어 들어오면서 미세먼지 농도를 낮출 것”이라며 “다음 주 초까지는 미세먼지가 ‘보통’ 수준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용일 기자 mrmonst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