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진, 인권위원장 “이재명 인권침해 소지”에 역정

입력 2021-10-27 14:08
송두환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오른쪽)이 27일 국회 운영위원회의의 국가인권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귀엣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판사 출신의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동작을)이 국정감사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의 ‘형수 욕설’과 ‘친형 강제입원’ 논란에 대한 송두환 국가인권위원장 발언을 두고 “사실관계를 정확히 아느냐”며 역정을 냈다. 송 위원장이 이 후보 관련 논란에 대해 애매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이유였다.

문제의 장면은 27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국가인권위원회 국감장에서 불거졌다. 이날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이 “이 후보가 형수하고 형님에게 쌍욕한 것이 문제가 됐다. 인권침해가 있었다고 생각을 안 하나”고 묻자 송 위원장은 “제가 직접 확인한 바는 없고 다만 언론보도를 통해 논란이 되고 있다는 것을 안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에 성 의원은 다시 “형님에게 정신적 문제가 있으면 형님을 소중하게 다루고 가족과 협의해야 한다”며 “이 후보가 인권변호사로서 인권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고 보호했어야 했다. 국민들이 의문을 갖고 있는데 인권위원장이 의견을 내야 한다”고 질문했다.

그러자 송 위원장은 “의원께서 파악하고 있는 사실관계에 입각하면 인권침해 문제의 소지가 있고 그 범주에 속하는 문제라는 것에 아무도 이의제기를 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 후보 관련 논란에 인권침해 소지 가능성이 있다는 여지를 뒀다. 그러면서 “다만 제가 이 자리에서 ‘인권침해다, 아니다’라고 의견을 제시하는 것은 좀 다른 문제”라며 조심스럽게 답변했다.

이수진 의원은 송 위원장의 이 같은 답변을 듣고는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아느냐”며 질책했다. 이어 “이 자리는 그렇게 두루뭉술하게 답변하는 곳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송 위원장이 “잘 모른다”고 하자 이 의원은 “모르면 모른다고 말씀하셔야 한다”며 “가정적인 주장에 평가하는 듯한 말씀을 하면 안 된다. 자꾸 그렇게 말씀하면 위증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송 위원장이 “잘 알겠다”고 답하자 이 의원은 “다른 것을 준비했는데 제가 이 말씀을 또 드려야 한다, 어휴”라며 크게 한숨을 쉬었다. 이 의원은 다른 질문에서도 송 위원장에게 “작성했습니까. 작성한 적 있냐고요”라고 언성을 높이는 등 날선 태도를 보였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