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씨’ 부른 민주당, “노태우 전 대통령은 달라”

입력 2021-10-27 10:38 수정 2021-10-27 14:21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노태우 전 대통령의 역사적 과오를 언급하면서도 상대적으로 공에 방점을 찍었다. 전두환 전 대통령과 비교하는 과정에서 전 전 대통령을 ‘전두환씨’라고 부르면서도 노 전 대통령에게는 ‘노 전 대통령’이라는 호칭을 쓰며 전 대통령으로서의 예우를 갖추는 모습도 보였다.

송 대표는 27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대한민국 현대사의 영욕이 점철됐던 인물 중 하나인 노 전 대통령이 유명을 달리했다.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을 “내란 목적 살인, 12·12 군사쿠데타, 5·18에 대한 법적·역사적 책임을 면할 수 없는 존재”라고 평가하면서도 “당시 발포 명령을 주도했으며 지금도 죄를 반성하지 않고 사자를 명예훼손할 뿐만 아니라 북한군 개입설을 퍼뜨리는 전두환씨에 비해 노 전 대통령은 6·29 선언으로 직선제 개헌의 국민 요구를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직접 5·18에 사죄를 표현하지 않은 건 아쉽지만 간접적으로 사죄의 뜻을 표한 것은 국민이 평가하고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이 투병 중 장남 재헌씨를 광주에 거듭 보내 5·18에 대한 사죄의 뜻을 전한 점을 언급한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의 공적도 일일이 짚었다. 송 대표는 “남북기본합의서, 한반도 비핵화 선언, 토지 공개념 도입을 비롯한 여러 의미 있는 성과도 있었다”면서 “공과를 그래도 볼 수 있는 분 아닌가 생각한다. 저는 당을 대표해서 오늘 빈소를 조문할 것”이라고 했다.

송 대표는 전날에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딸) 소영씨에게 따로 전화를 걸어 조의를 표했다. (빈소에는) 내일 찾아간다”고 말했다. 특히 아들 재헌씨를 언급하며 “몇 번 사과하지 않았나. 사과문에 대해서 잘했다고 평가하고 격려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윤호중 원내대표도 “12·12 군사쿠데타, 5·18 광주민주화운동 유혈 진압 등 명백한 역사적 과오가 있지만 격동하는 국내외적 전환기에 북방정책과 남북기본합의서 채택 등 대한민국이 나아갈 길에 중요한 디딤돌을 놓은 분”이라며 “업적을 온전히 평가하기에는 아직 풀리지 않은 역사의 한이 남아 있음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