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전 대통령 별세 소식에 오랜 친구인 전두환 전 대통령이 말없이 눈물을 흘린 것으로 전해졌다.
27일 여러 매체를 종합하면 전 전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 별세 소식을 부인 이순자 여사에게서 전해 들었고, 이후 별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고 눈물을 흘렸다고 전 전 대통령 측근이 전했다.
고인의 친구이자 육사 동기인 전 전 대통령의 조문이 어렵다는 전망이다. 그는 현재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성 골수종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이다.
두 사람은 1996년 1월 5·18 민주화운동 진압과 12·12 군사반란 등에 따른 내란죄로 구속 기소된 뒤 그해 8월 1심 선고를 기다리는 재판정에서 두 손을 맞잡은 모습으로 화제가 된 바 있다.
노 전 대통령은 2011년 회고록에서 “우리는 우정과 동지애가 강했지만 우정을 국가보다 상위에 놓을 수 없게 됐다. 전임자는 내게 배신감을 느끼며 서운해할 수 있는 것이고 나는 미안해하면서도 ‘어쩔 수 없다’는 마음을 가졌다”며 정국에 따라 서로의 사이가 멀어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두 사람의 생애 마지막 만남은 2014년 8월로 남았다.
전 전 대통령이 갑자기 노 전 대통령의 자택을 방문해 김옥숙 여사에게 “노 대통령을 좀 만나러 왔다”고 했다. 전 전 대통령은 병상에 누워 있는 노 전 대통령에게 “이 사람아, 나를 알아보시겠는가”라고 했고, 의사소통이 어려운 노 전 대통령은 김 여사가 “알아보시면 눈을 깜빡여보시라”고 하자 눈을 깜빡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대통령은 2002년 전립샘암 수술 이후 오랜 투병생활을 해 왔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