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대통령’ 별명 잘 지어준 것” 노태우가 남긴 말들

입력 2021-10-26 16:03
1995년 10월 27일 노태우 전 대통령이 서울 연희동 자택에서 대국민사과문을 발표하며 눈물을 훔치는 모습. 연합

26일 별세한 노태우 전 대통령은 지난 1987년 대통령선거에서 “나 이 사람 보통 사람입니다. 믿어주세요”라고 유세했다. 노 전 대통령이 남긴 ‘보통사람의 위대한 시대’라는 슬로건은 현재에도 종종 회자된다. 노 전 대통령은 우유부단하다는 이유로 붙은 ‘물태우’라는 별명에 대해 “물의 힘은 크다. 별명 참 잘 지어줬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음은 노 전 대통령이 생전에 남겼던 주요 발언들

▲ “나, 이 사람. 보통사람입니다. 믿어주세요.” (1987년 대통령선거 당시 노태우 후보의 유세 발언)

▲ “한국에 있어서 민주주의의 역량이란 다름아닌 극단주의를 견제할수있는 능력을 의미합니다. 극우이든 극좌이든 극단주의는 민주정치발전과정에 대한 최대의 적입니다. (1987년 9월 미 내셔널프레스클럽연설 중)

노태우 전 대통령이 1988년 제13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선서하는 모습. 연합

▲ “부의 부당한 축적이나 편재가 사라지고 누구든지 성실하게 일한 만큼 보람과 결실을 거두면서 희망을 갖고 장래를 설계할 수 있는 사회가 바로 ‘보통사람들의 위대한 시대’입니다.” (1998년 제13대 대통령 취임사)

▲ 할아버님께서 나의 이름을 '크게 어리석다'는 뜻으로 지어주셨는데 집안 어른들께서 늘 그렇게 가르치셨습니다. 어릴 때부터 겸손한 마음을· 가지려 노력하니 모든 일에 성실하게 되는 것 같더군요. (1988년 5월 소년한국일보 서면회견)

▲ “전쟁의 참화와 분단의 고통을 당해온 우리가 이제 화해와 평화의 횃불을 온 인류의 가슴속에 지폈습니다.” (1988년 ‘서울올림픽 폐막에 즈음해 국민께 드리는 감사 말씀’)

▲ “6·29선언과 같은 결단, 나는 두번 다시 그런 결단이 필요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1989년 한국일보 창간 35주년 기념 특별회견)

▲ “물 한방울 한방울이 모여 큰 바다를 이루는 과정을 보면 물의 힘은 참 크지요. ‘물대통령’이란 별명 참 잘 지어주었다고 생각합니다.” (1989년 프랑스 교민 리셉션)

▲ 보통사람들에게 내집 마련 꿈을 당장 실현시킬 수 있는 주택정책을 올해부터 이 정부의 정책의지를 걸고 밀고 나가려 합니다. (1989년 2월 ‘보통사람들의 밤’에서의 연설)

▲ “북방정책이라는 것은 가까운 길이 막혀서 도저히 갈 수 없다면 우회를 해서라도 가려는 것입니다. 더 먼 길이라고 하더라도 도중에 가시밭길이 있어 다리에 피가 나더라도 그것이 통일로 이르는 길일 때에는 우리는 서슴지 않고 가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나의 북방정책의 기본 구상이며, 철학이기도 합니다.” (1990년 MBC 창사 29주년 기념 특별회견)

▲ “우리가 유엔 가입을 신청한 지 42년 8개월, 오랜 기다림 끝에 회원국이 됩니다. 이제 남에 의해 우리의 운명이 결정되던 어두운 타율의 역사는 끝이 났습니다.” (1991년 시애틀 교민 오찬 연설)

▲ “나는 그동안 당총재로서, 그리고 대통령으로서 의인불용 용인불의(疑人不用 用人不疑), ‘의심나는 사람은 쓰지 말고, 일단 쓴 사람은 의심하지 않는다’는 것을 좌우명으로 삼아왔습니다.” (1992년 민주자유당 총재직 사퇴선언)

▲ “10년 전의 오늘 6·29는 나에겐 목숨보다 소중한 길이 물려줄 보물”, “혹자는 생존과 권력의 수단이라고 그 뜻 비하하는 자 있소만 모르는 소리 외다. 비겁한 소리 외다. 그것은 한 시대의 운명을 건 혼백의 절규” (6·29선언 10주년을 맞아 쓴 옥중 서신)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