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전라도 사람들이 울릉도와 독도를 삶의 터전으로 삼았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전라도 지명에서 두 섬의 지명이 유래했다는 것이다.
전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손희하 교수는 독도의 날인 25일을 기념하는 동북아역사재단 독도 학술대회에서 ‘울릉도 지명 자료 해독과 육지 지명과의 상관성’을 주제로 한 논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손 교수는 1910년대 이전 국내외 고지도를 비롯한 사료와 19세기 말 일본인의 정찰 보고서, 19세기 이전 내국인이 기록한 차자표기 자료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울릉도 지명을 해독한 결과 울릉도의 지명에서 ‘바오’(바우-바위), ‘작지’(자갈밭, 자갈 해변) 등 전라도 지명에서만 볼 수 있는 어형이 발견됐다는 것이다. 그는 유일하게 두 섬의 지명이 전남 특정지역 지명과 일치한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울릉도·독도를 삶의 터전으로 삼은 전남 출신이 두 섬의 지명을 붙였을 것으로 추정하는 배경이다.
앞서 손 교수는 지난 2019년 울릉도 독도해양연구기지에서 열린 학술대회에서도 독도의 다른 명칭들과 독섬(돌섬)을 표기한 獨島류 표기를 종합적으로 고찰한 바 있다. 고지도를 비롯한 역사서, 지리지, 실록, 일성록, 관보 등 고문헌에서 찾아 차자표기와 방언 자료를 중심으로 종합적으로 살펴본 결론이다.
이번 학술대회는 울릉도와 독도의 명칭을 역사·지리적·언어학적으로 재조명하기 위해 독도학회와 독도재단·독도연구보전협회가 ‘울릉도의 지명과 독도의 명칭’을 주제로 지난 19일 공동 개최했다.
손 교수는 ‘우리배 용어사전’, ‘섬과 바다의 전통지식’, ‘한국지명유래집(전라·제주편)’등 고지도를 비롯한 국내외의 역사 기록 등 전래 고문헌 자료와 전승 언어, 전래 문화, 해양과 지역에 대한 논문 저술과 학회 발표를 활발히 하고 있다.
그는 현재 광주전남문화유산연대 상임대표 등을 맡고 있다. 한국지명학회장, 문화관광부 국립국어원 국어정책진흥본부장 겸 언어정책부장, 국어심의회 어문규범분과위원장, 국토교통부 국가지명위원, 역명심사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