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뒷바라지한 언니 퇴사로 갈등, 제 잘못인가요” [사연뉴스]

입력 2021-10-25 14:06 수정 2021-10-25 14:12
온라인 커뮤니티.

최근 한 온라인커뮤니티에서 언니의 퇴사 문제를 두고 자매가 이견을 보인 대화 내용이 공개되면서 누리꾼들 간 갑론을박이 벌어졌습니다.

25일 온라인커뮤니티에서는 ‘나 공무원 언니한테 실수한 거야? 정말 모르겠다’라는 제목의 글이 화제가 됐습니다. 작성자는 언니와 나눈 메신저 대화 내용을 올린 뒤 누리꾼들의 생각을 물었습니다.

작성자는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고 2년도 되지 않아 퇴사를 고민 중인 언니의 사연을 공개했습니다. 작성자는 “우리 집 진짜 가난한데 엄마가 언니 3년 넘게 뒷바라지했다. 언니 혼자 노량진으로 가서 공부했다”면서 “결국 퇴사 문제로 싸웠다. 언니가 너무 무섭게 나와서 사과는 했는데 도대체 내가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작성자가 게재한 대화 내용에서 언니는 “올해 넘기기 전에 퇴사하려고 한다. 나도 이제 곧 30살이고 다른 길 찾을 거면 빨리 그만둬야지. 공무원 더 오래 버틴다고 경력 인정해주는 것도 아니다”고 말합니다.

이에 작성자는 “언니 공부할 때 아빠가 일 못 하고 있어서 엄마가 평일에는 요양병원에서 일하고 주말에는 아르바이트하면서 3년간 뒷바라지했다. 임용된 지 2년도 안 됐는데 그만두겠다고 해서 엄마가 속상하겠다”고 답합니다.

그러자 언니는 “엄마가 나 공시 뒷바라지한 거랑 내가 민원인한테 쌍욕 들어가면서 정신병원 다니다가 더는 못 버텨서 그만두겠다고 하는 거랑 무슨 연관이 있어서 엄마를 들먹거리냐”고 말합니다.

이에 동생은 “검찰청에서 민원인이 쌍욕 하는 줄도 언니가 정신병원 다니는 줄도 몰랐다”면서 미안하다고 사과합니다. 언니는 “상식적으로 버틸만한데 그만두겠냐. 나 지금 퇴근한다. 밤 10시에 퇴근하는 게 한 달에 15번은 된다. 이게 정상이냐”고 반문했습니다.

해당 사연에 일부 누리꾼들은 “정신병원 다니면서까지 힘들게 일하고 견딜 수 없어 퇴사한다고 하면 말리지 마라. 우울증 무섭다”, “내 주변에도 민원 때문에 공무원 그만두는 사람 많다”, “자살하는 공무원 기사 많더라. 저 정도면 가족이 나서서 그만두라고 하는 게 맞다”, “초임이어서 더 힘들 수 있다”, “동생이 속상할 수는 있지만 언니와 엄마는 둘 간 관계가 따로 있으니 끼어들지 말라” 등의 반응을 보이며 언니의 입장을 이해했습니다.

반면 일부 누리꾼들은 “10시에 퇴근하면 힘들지만 그래도 야근수당 챙겨주는 직장 다니고 싶은 사람도 있다”, “공무원 그만두고 나와서 전문직 아니면 더 나은 직장을 다니긴 힘들다”, “모두가 다 똑같이 사직서 내고 싶지만 참고 있는 거다”, “수당 없이 밤늦게까지 일하는 직장인들 엄청 많은데 공무원들은 자기들 세계에서 비교하느라 일반 직장이 얼마나 치열한지 모른다”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언니의 퇴사 통보에 그동안 뒷바라지 한 엄마가 속상해할 것이라고 언급한 동생과 못 버틸 만큼 힘들어서 그만두는데 왜 엄마를 언급하냐고 화를 낸 언니의 사연에 누리꾼 의견이 분분합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사연뉴스]는 국민일보 기자들이 온·오프라인에서 접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는 코너입니다. 살아 있는 이야기는 한 자리에 머물지 않습니다. 더 풍성하게 살이 붙고 전혀 다른 이야기로 반전하기도 합니다. 그런 사연의 흐름도 추적해 [사연뉴스 그후]에서 알려드리겠습니다. [사연뉴스]는 여러분의 사연을 기다립니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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