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 빈곤’ OECD 4위…GDP 10위권 한국의 자화상

입력 2021-10-25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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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상대 빈곤율이 4번째로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 구성원 대부분이 누리는 일정 수준 이상의 생활을 영위하지 못하는 사람은 6명 중 1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25일 OECD에 따르면 2018~2019년 기준 한국의 상대적 빈곤율은 16.7%로 조사 대상 37개 회원국 중 4위를 차지했다. 상대적 빈곤율은 전체인구 중 기준 중위소득의 50%에 미치지 못하는 인구의 비율을 의미한다. 최소 생활 수준에 해당하는 소득 수준을 절대적 빈곤선으로 본다면, 상대적 빈곤은 해당 사회의 구성원 다수가 누리는 일정한 수준의 생활을 누리지 못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한국의 상대적 빈곤율 16.7%라는 수치는 국민 6명 중 1명이 중위소득 50%에 미치지 못하는 삶을 살고 있다는 의미다. 올해 기준으로 기준 중위소득 50%는 1인 가구 91만4000원, 2인 가구 154만4000원, 3인 가구 199만2000원, 4인 가구 243만8000원이다.

OECD SNS 캡쳐

OECD 기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순위는 2018년 8위, 2019년 10위로 10위권을 유지했다. 국가 전체의 부를 기준으로 할 때는 OECD 주요 선진국들 중에서도 상위권이었다는 의미다. 이를 같은 기간 한국의 상대 빈곤율 수치와 겹쳐보면 경제성장에 따른 소득 분배가 불균형하게 이뤄졌다는 결론이 나온다.

한국의 높은 상대적 빈곤율은 급격한 고령화에 영향을 받은 측면도 있다. 한국의 65세 이상 노인빈곤율은 43.4%(2018년 기준)로 OECD 평균(15.7%)의 약 3배에 달했다. OECD 회원국 최고 수준이다. 노후 준비를 하지 못한 중장년층이 고령화하면서 상대 빈곤층이 크게 늘어난 셈이다.

상대적 빈곤율이 한국보다 높은 나라는 코스타리카(20.5%·1위), 미국(17.8%·2위), 이스라엘(16.9%·3위)뿐이었다. 심지어 한국의 상대 빈곤율은 OECD 평균인 11.1%보다 5.6%포인트나 높게 나타났다.

상대 빈곤율이 낮은 핀란드(6.5%)나 덴마크(6.1%), 아이슬란드(4.9%) 등 북유럽 국가와는 수치 상으로 큰 격차가 있었다. 일본(15.7%), 이탈리아(14.2), 영국(12.4%), 캐나다(11.6%), 프랑스(8.5%) 등 주요 선진국과도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