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1주기…선고 앞둔 이재용, 메시지 내놓을까

입력 2021-10-25 05:22 수정 2021-10-25 10:02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1주기를 맞은 가운데 이재용 부회장이 메시지를 내놓을지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재계에 따르면 1주기 추도식은 코로나19 유행과 삼성그룹 안팎의 상황을 고려해 간소하게 치러질 예정이다. 이날 오전 경기도 수원 선영에서 부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사위 김재열 삼성경제연구소 사장 등 가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방역지침 상 추도식은 사적모임으로 분류되는 만큼 접종 완료자 4명을 포함해 최대 8명까지만 참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일부 계열사 사장 등 경영진은 시차를 두고 묘소를 찾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건희 회장은 지난해 10월 25일 78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2014년 5월 용산구 이태원동 자택에서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입원 치료를 받은 지 6년5개월 만이었다.

고인은 부친인 이병철 삼성 창업주 별세 이후 1987년 삼성그룹 2대 회장에 오른 뒤 탁월한 경영 능력과 안목으로 반도체와 모바일 등 분야에서 ‘세계 일류기업’의 토대를 닦은 경영인으로 평가받는다.

이런 고인의 업적을 고려하면 그룹 차원의 추모 행사가 열릴 법도 하지만, 별도의 공식 행사는 열리지 않는다. 이는 코로나19뿐만 아니라 이재용 부회장이 처한 상황 등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하루 뒤인 26일에는 이 부회장의 프로포폴 불법 투약 사건 1심 판결이 나오고, 28일에는 삼성물산 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부정 의혹 사건의 1심 공판이 열린다.

재계 안팎에서는 이 부회장이 이날 별도의 메시지를 내놓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이 부회장의 메시지가 나올 경우 ‘뉴삼성’에 관한 세부 내용이 담길 가능성이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8월 가석방 이후 취업제한 논란 등을 의식해 대외 활동을 자제해 왔지만, ‘포스트 이건희’ 1년을 맞아 본격적으로 경영 보폭을 넓힐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당장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다음 달쯤 직접 미국을 방문해 미국내 제2파운드리 공장 건설 부지를 확정 지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텍사스주 테일러시 의회가 삼성전자에 세제 혜택 등을 주는 지원 결의안을 최종 의결함에 따라 유력 후보지로 떠오른 상황이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결심공판 최후진술에서 ‘승어부(勝於父·아버지를 능가함)’를 언급하며 “국격에 맞는 새로운 삼성을 만들어 아버님께 효도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