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사과’ 파문…“홍준표 반사이익”, “윤석열 지지층 결집” 엇갈린 전망

입력 2021-10-24 13:52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반려견 사과 사진’ 논란은 막판으로 접어든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메가톤급 변수다. 이번 사건의 파장에 대해 경선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윤 전 총장 측과 홍 의원 측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른바 ‘개 사과’ 파문이 경선 판도에 미칠 영향에 대해선 다양한 전망이 나온다. 일단, 윤 전 총장의 잇단 자책골로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그러나 위기감을 느낀 윤 전 총장 지지층이 결집하면서 대세에 큰 변화를 주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정치 전문가들은 윤 전 총장에게 돌아선 표심이 홍 의원에게 향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24일 “‘전두환 옹호 발언’ 논란과 ‘반려견 사과 사진’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에 미칠 영향이 클 것”이라며 “특히 개혁적·합리적 보수성향 지지자에게는 충격적인 발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이 불안하다는 평가를 받게 되고, 결국 2등인 홍 의원에게 구도적으로 몰릴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도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판이 흔들리지 않겠는가”라고 예상했다. 이어 “윤 전 총장이 전두환 논란과 관련해 버티다가 결국 사과를 했는데, 그 바로 직후 ‘반려견 사과 사진’ 논란이 일어났다”면서 “갈팡질팡하고 우왕좌왕하는 (윤 전 총장 측의) 모습에 지지층이 실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윤 전 총장에게 빠진 지지세의 80~90%는 홍 의원에게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홍 의원에 대한 불안감도 강한 만큼 윤 전 총장 지지세가 홍 의원으로 갑자기 이동하기 어렵다는 예측도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윤 전 총장이 이번에 휘말린 논란들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상대해야 하는 본선에서 더욱 치명타가 될 것”이라면서도 “국민의힘 당원들 입장에서는 윤 전 총장이 부담스럽지만, 홍 의원보다는 낫다는 생각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대선 본선에서는 대형 악재가 되겠지만 경선 국면에서는 상대적으로 큰 영향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윤 전 총장 지지층이 위기감 속에 경선 막판 결집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반려견 사과 사진’이나 전두환 발언과 관련해서 보수 지지층이나 대구·경북(TK)지역에서는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보는 분위기도 일부 있다”면서 “윤 전 총장이 TK 보수층을 겨냥한 메시지들을 냈기 때문에에 오히려 지지층이 결집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이 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면, 어떻게든 경선에 참여하려는 지지층은 더욱 늘 것 같다”고 말했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경선 전략은 결국 본선 전략”이라며 “이 후보를 이길 수 있는 후보인 점을 어필하는 게 윤 전 총장에게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