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는 ‘미완의 성공’을 거뒀지만, 주식시장은 ‘성공의 미완’으로 판단했다. 누리호 발사 하루 뒤인 22일 항공우주 관련주가 일제히 하락했다.
한국항공우주는 22일 오전 10시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 종가보다 1500원 하락한 3만1650원에 거래되고 있다. 낙폭은 4.52%다. 한국항공우주는 2014년부터 누리호 계획에 참여해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포함한 300여개 기업에서 납품된 부품을 모두 조립하는 총괄 역할을 맡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300원(4.67%%) 내린 4만7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와 비슷한 낙폭을 가리키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누리호 엔진, 터보펌프, 시험설비 구축에 참여했다. 이 업체에서 제작된 75t급 액체로켓 엔진은 누리호의 핵심 부품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는 지난 21일 장중 한때 5만100원까지 치솟았다.
코스피 지수의 부진한 흐름에도 전날 2~3%대로 상승했던 항공우주 관련주는 이날 개장과 함께 일제히 쏟아졌다. 같은 시간을 기준으로 6% 이상의 낙폭도 나타났다. 위성통신 단말기 제조업체 AP위성은 1000원(6.51%) 하락한 1만4350원, 씨트렉아이는 3300원(6.17%) 떨어진 5만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다만 위성항법시스템 장비업체 LIG넥스원의 낙폭은 0.95%(450원)로, 4만7050원에서 선방했다.
누리호는 전날 오후 5시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에서 출발했다. 1단 분리, 페어링 분리, 2단 분리, 3단 점화, 위성 모사체 분리에 연이어 성공했고 고도 700㎞ 지점에 도달했다. 하지만 로켓에 탑재한 위성 모사체를 지구 저궤도로 안착시키지 못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누리호 발사를 지켜본 뒤 나로우주센터에서 “위성을 궤도에 안착시키는 것이 미완의 과제로 남았다”면서도 “발사체를 (고도) 700㎞ 지점까지 올려 보낸 것만으로 대단하다. 아쉽게도 목표에 완벽하게 이르지 못했지만 첫 번째 발사로 매우 훌륭한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누리호 발사를 ‘미완의 성공’으로 평가했지만 이튿날 항공우주 관련주를 바라보는 주식시장의 관점은 ‘성공의 미완’에 가깝다.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온 코스피 지수는 이날 3000 선을 위협받고 있다. 오전 9시55분 7.18포인트(0.24%) 빠진 3000.15포인트가지 내려가기도 코스피 지수는 지난 15일 탈환한 3000 선을 종가 기준 전날까지 5거래일 연속으로 방어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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