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 등 한국 드라마와 K팝 등 한국 문화상품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가 ‘콩글리시’에 대해 조명하는 기사를 게재해 눈길을 끌고 있다.
더타임스는 21일(현지시간) ‘콩글리시는 당신의 베프가 아니다. 한국은 한국어의 변형과 싸우고 있다(Konglish is not your bepu : South Korea fights corruption of its language)’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콩글리시 대표 사례와 특성을 소개했다.
매체는 “콩글리시는 종종 원 단어를 알아볼 수 없을 때까지 축약하고 조합하는 특성이 있다”면서 콩글리시의 압축성에 특히 주목했다. 그러면서 ‘베프’는 ‘베스트 프랜드(best friend)’ ‘인싸’는 ‘인사이더(insider)’ ‘위드코로나’는 ‘코로나와 함께 살아가기(living with coronavirus)’의 줄임말이며 ‘언택트’는 비접촉 결제(contactless payments)’를 축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그맨, 아이쇼핑 등 영어 단어의 원래 의미와 다른 방식으로 활용되는 콩글리시 단어도 소개했다. 더타임스는 “코미디언을 뜻하는 ‘개그맨’은 영단어 ‘개그 맨(gag man)’에서, 트렌치코트를 뜻하는 ‘버버리’는 의류 브랜드 버버리에서 유래했다”고 전했다.
영어권에서 알아듣기 어려운 한국식 발음도 콩글리시에 해당한다고 봤다. 예를 들어 ‘포크(Fork)’나 ‘주스(Juice)’도 영국 입장에선 콩글리시라는 설명이다.
매체는 김부겸 총리가 지난 9일 한글날 기념식 축사에서 “불필요한 외국어 사용을 줄이고 전문용어를 우리말로 바꾸는 등 우리의 말과 글을 지키겠다”다고 언급한 내용도 전했다. 그러면서 외세 침략이 잦았던 한국의 역사적 배경으로 인해 자국 언어를 끊임없이 순화하려는 민족주의적 성향을 갖게 됐다고 분석했다. 조선시대엔 공문서가 한자로 작성되고 일제 강점기엔 일본어 사용을 강요받았으며, 한국 전쟁 이후에는 주한 미군의 영어에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다.
더타임스는 그러나 많은 언어학자들이 콩글리시처럼 언어적 교류에 따른 ‘혁신’을 언어의 성장과 발전에 필수적인 요소로 여기고 있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실제 옥스퍼드 영어사전은 최근 ‘PC bang(PC방)’ ‘oppa(오빠)’ ‘mukbang(먹방)’ 등 한국어에서 비롯된 26개 단어를 올해 새로 등재한 바 있다. 매체는 이 사례를 언급하면서 “한국음식과 영화, 케이팝과 ‘오징어 게임’ 등 한국 드라마가 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한국어 단어가 다른 언어권에 녹아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