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거든 김재원 “文, 전두환에게 부동산·원전 배워야”

입력 2021-10-21 10:54 수정 2021-10-21 11:10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오늘날 부동산·원전 정책 두 가지만은 문재인 대통령이 적어도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배웠으면 좋겠다”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두둔하는 발언을 내놨다. 전날 이준석 당대표가 “정치 언어가 미숙해서 발생한 일”이라며 윤 전 총장의 전두환 옹호 발언에 대해 사과를 요청한 것과는 엇갈리는 발언이다. 윤 전 총장이 쏘아 올린 ‘전두환 발언’으로 야권 내부에서 내홍이 커지는 모양새다.

김 최고위원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역사적으로 모든 것이 암울했던 5공 시절이지만 부동산 정책, 탈원전 정책은 문재인 정권이 훨씬 암울하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원전 정책 두 가지만은 문재인 대통령이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배웠으면 좋겠다”며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물어보면 전 전 대통령이 ‘전문가에게 맡겨라’ ‘고집부리지 말라’고 이야기하지 않겠나”고 발언했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

김 최고위원은 전두환 정권 시절 대학에 다녔다며 “관악파출소 백골단들한테 곤봉을 맞아가면서 대학에 다녔기 때문에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다. 전두환 정권 같은 게 다시 등장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희망이 좌절된 시대는 아니었다”며 “누구든지 주택청약 가입하면 주공아파트, 민영아파트 아파트 당첨이 쉬웠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의 발언은 지난 19일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전두환 대통령이 정치를 잘했다고 말하는 분이 많다”는 윤 전 총장의 논란이 된 발언을 옹호하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윤 전 총장은 자신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전두환이 다 잘못한 건 아니지 않으냐” “어떤 정부든 업무 방식이나 정책이 잘 된 게 있으면 뽑아서 써야 한다는 차원의 말”이라고 해명하면서 사과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내부는 난감한 분위기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21일 당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김 최고위원의 발언을 두고 “해석은 제가 아닌 김 최고위원에게 직접 묻는 게 좋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어 윤 전 총장의 전두환 옹호 발언에 대해서는 “정치인은 어떤 발언을 할 때 본인 내심의 의도와 달리 국민이 어떻게 인식할 것인지 잘 헤아려 신중하게 하는 것이 좋다”며 에둘러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전 총장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이날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윤 전 총장을 겨냥해 “대통령 후보라기보다는 민주주의를 압살했던 전두환의 대변인이 아니냐”며 비판했다. 윤 원내대표는 “전두환 찬양에 진심이 윤석열 후보 그리고 이를 감싸는 국민의힘이 펼칠 정치 경제 미래는 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서도 “징계해도 모자랄 판에 정치적 언어 미숙에서 온 실수라고 두둔했다”며 날을 세웠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