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에서 미국과 캐나다 국적의 선교사 17명을 납치한 갱단이 1인당 100만 달러(약 11억 7850만원)씩 총 1700만달러(약 200억 3450만원)를 몸값으로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CNN, 로이터 등 외신은 19일(현지시간) 리스트 키텔 아이티 법무부 장관의 발표를 인용해 갱단 측이 1700만달러에 해당하는 몸값을 요구하고 있으며 FBI가 아이티 경찰과 협업해 납치범들과 접촉하고 있다고 전했다.
키텔 장관은 협상에 여러 주가 걸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우선 몸값을 지불하지 않고 인질들이 풀려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갱단에게 돈을 준다면 그 돈이 더 많은 총과 탄약에 쓰일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 16일 미국인 16명과 캐나다인 1명은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 외곽에 위치한 크루아데부케의 보육원을 방문하고 돌아가던 도중 무장한 괴한들에게 납치됐다. 이들은 미국 오하이오주에 본부를 둔 기독교 자선단체 소속의 선교단이다. 납치된 선교단 중에는 8개월된 아기와 3,6,14,15살 미성년자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을 납치한 배후에는 범죄조직 ‘400 마우조’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갱단은 크루아데부케 일대를 장악해 납치와 살인 및 약탈을 일삼아 악명이 높다. 지난 4월에도 사제 5명과 수녀 2명, 사제의 친척 3명을 납치하기도 했다.
카델 장관은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당시엔 사제 2명에 대해서만 몸값을 지불해 협상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번에도 그 수준의 협상이 최상의 결과일 것이라고 말했다.
카리브해에 위치한 최빈국 아이티는 최근 치안이 급격히 악화돼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7월 아이티의 대통령인 조브넬 모이즈가 암살당했다. 또 지난 8월에는 규모 7.2의 강진으로 2200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극심한 혼란이 이어지며 수도의 40%를 갱단이 장악하는 등 아이티 내 정세는 무정부 상태를 방불케 하는 상황이다.
AP 통신에 따르면 17명이 납치된 이번 사건은 최근 몇 년간 아이티에서 발생한 납치 사건 중 최대규모이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피랍자들의 석방을 위해 아이티 경찰과 계속 접촉하고 있다며 “조속한 해결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혜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