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유동규, 업자 만난 것 알았다면 해임했다”

입력 2021-10-20 15:51 수정 2021-10-20 17:05
이재명 경지지사가 20일 경기 수원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대장동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돼 구속 중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과의 관계에 대해 휘하 직원의 개인적 일탈이라는 논리로 방어를 이어갔다.

이 후보는 20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위 국정감사에서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유 전 본부장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정영학 회계사와의 관계를 묻자 “(유 전 본부장이) 관련 업자를 만나는 걸 알았다면 해임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유 전 본부장이 구속된 후에도 측근이 아니라고 밝히며 인사권자로서 도의적 책임을 인정하는 선에서 그쳤다.

또한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이 “유 전 본부장은 이 후보에게 충성을 다 했다”라고 말하자 “충성을 다한 게 아니라 배신한 것이다고 받아쳤다. 이어 “최선을 다해서 저를 괴롭힌 것이다. 이런 위험에 빠지게 했으니…”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측근 의혹도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 후보는 “주군이니 핵심 측근이니 사실이 아닌 이야기를 자꾸 하신다. 그분(유동규)이 선거를 도와주었던 것은 사실이고 성남시 본부장을 했던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정말 중요한 인물이었다면 (본부장이 아닌) 사장을 시켰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장동 의혹의 또 다른 ‘키맨’으로 꼽히는 남욱 변호사와 정 회계사를 만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전혀 없다. 악수 한 번 한 일이 있다고 하는데 저는 기억이 없다. 악수한 분이 30만명은 된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남욱이라는 사람 인터뷰를 보고 알았다. 저분도 악수를 한 일이 있구나…”라고 말끝을 흐리며 곧바로 “그 외에 개인적으로 접촉하거나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힘줘 말했다.

그는 “선거 때 악수 한번 했다고 특별한 관계라면 송 의원님도 악수한 사람이 수없이 많을 텐데 부정한 일이 있다고 해서 책임이 아니지 않으냐”라고 되묻기도 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지난 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은 후 호송차를 타고 서울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 후보는 오전 국감에서는 유 전 본부장의 임명 과정을 묻는 질의에 “기억이 안 난다”는 입장을 유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이 “증인이 성남시장으로 처음 당선된 것이 2010년 6월이다. 당선된 이후 얼마 안 돼 유동규씨를 성남시설관리공단 기획본부장에 임명했는데 인사 지시를 하거나 개입한 적이 있냐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이 물었을 때 명확히 답변을 안 했다. 다시 한번 답해 달라”고 질문하자 시간이 오래 지나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

이 지사는 “십몇 년이 지난 일이어서 첫 번째로는 시설관리공단에 본부장 임명 권한이 누구에게 있었는지 그 인사 결정 절차가 어떻게 되었는지 기억이 안 난다”고 말했다. “개입, 지시한 적 있느냐”는 물음에는 “개입할 일이 없었고 제가 인사권한이 있으면 사인을 했을 것”이라고 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