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중심도시’를 지향하는 광주시가 시민의 일상생활과 직결된 영역에서 AI와 접목된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는 미래지향적 도시로 거듭나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광주 인공지능산업융합사업단은 ‘AI 중심도시’ 실현을 위해 AI와 시민 생활, 행정이 맞물리는 신규사업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지자체 최초로 AI를 활용한 ‘침수대응·하수악취 관리시스템’을 환경부에 제안해 국비 484억 원 등 692억 원의 사업비를 확보하는 성과를 거둔 게 대표적이다. 환경부는 ‘스마트 하수도 관리체계 구축 선도사업’을 추진 중이다.
오는 2023년까지 극락천과 서방천 유역에 도입될 AI 침수대응·하수 관리 체계는 집중 호우 때 AI에 기반을 둔 실시간 모니터링과 제어시스템을 통해 도시 침수피해를 예방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생활밀착형 스마트 AI 기술 도입이다.
광주시와 AI 사업단은 해마다 침수 피해가 잦은 수계에는 도시침수 대응 시스템을 구축하고, 하수악취 민원이 끊이지 않는 광주 동구와 남구 구도심에는 하수 악취 관리 시스템을 가동한다고 설명했다. AI가 악취를 탐색하면 냄새를 흡입하는 저감시설이 신속하게 가동되는 AI 자동운영 관리시스템이다.
갑작스러운 폭우에 따른 침수 대응은 하수관로 수위 측정과 하수량 점검 등 하수관로 내부의 실시간 운영 상황을 분석한 AI가 도시침수 발생 위험지역 내 빗물펌프장과 저류시설 등 하수도 시설의 자동운전을 꾀하는 방식이다.
광주시는 스마트 도시침수 관리 시스템을 통해 축적된 데이터와 실시간 강우 유출 분석 데이터가 AI의 활용도를 더욱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하수악취는 광주 동구와 남구에 ICT 측정 장비를 활용한 스마트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골자다. 하수관로에서 발생하는 하수 악취를 실시간 점검하고 저감장치를 자동 운영해 시민들에게 쾌적한 주거환경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동구의 경우 오는 2023년까지 지역 여건에 맞는 하수도 악취 개선 맞춤형 시설·장비를 갖추고 하수 악취 측정‧데이터 전송체계·실시간 모니터링‧자동제어 시스템을 구축한다.
악취 등급 조사결과를 토대로 악취 저감 시설을 확대·설치하고, 기존 악취 저감 시설과 연계한 자동제어시스템을 가동한다는 방침이다.
AI 119구급차, AI 공공의료 시스템, AI 어린이 놀이터 등도 선보이게 된다.
광주 소방안전본부는 지난달부터 119안전센터 구급차 5대를 대상으로 AI 기반 응급의료시스템 도입을 위한 실증작업을 벌이고 있다. 구급차에 장착된 AI는 환자 영상과 생체신호·구급 대원의 음성 자료를 수집·분석해 환자의 중증도를 판단하고 이송병원을 결정한다.
그뿐만 아니라 최적의 차량 경로를 알려주고 응급의료센터에 환자 정보를 실시간 제공해 맞춤형 진단과 처치 서비스가 가능한 지능형 응급의료정보체계다.
이를 위해 구급차 5대에는 5세대(5G) 통신장치, 고해상도 카메라, 음성인식이 가능한 휴대단말, 웨어러블 장치가 설치됐다.
소방본부는 조선대학교 병원과 협업해 AI 기반 응급의료시스템을 실증하고 있다. 시는 수집된 빅데이터 분석과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최적화된 시스템을 보완해 병원에 도착하기 이전의 선진 응급의료체계를 만들어 간다는 방침이다.
시와 사업단은 내년부터 AI 시스템이 탑재된 구급차가 본격 운영되면 중증 응급환자의 골든타임을 확보해 사망률을 낮추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민 생명과 직결된 ‘AI 공공의료 서비스’ 시동을 걸었다. 시는 5개 보건소, 2200여 개 병·의원, 빛고을노인건강타운 등을 대상으로 AI 융합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시민체감형 ‘AI 공공의료’ 사업을 추진 중이다.
자기 주도형 건강관리 ‘AI시민의료앱’ 보급은 본인의 진단·검진·처방기록, X-ray, MRI 등의 의료정보의 24시간 열람과 함께 촬영 의료영상을 CD 등에 저장하지 않고도 AI시민의료앱을 통해 대학병원 등에서 온라인으로 판독과 협진을 하도록 의료체계를 개선한다. ’개인주치앱’의 역할을 하는 셈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의 의료정보시스템과 연동된 AI시민의료앱은 향후 병원 방문, 응급 치료 때 의사에게 더욱 정확한 진료·검진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능도 하게 된다.
지역 병·의원에는 ‘AI 의료지원플랫폼’을 무상지원하고 있다. K-FDA(식품의약품안전처) 인증을 획득한 흉부 진단, 부동맥 진단, 골연령 분석 등 AI진단지원서비스 12종을 탑재해 담당 의사의 진료와 판독시간 단축과 검진 정확도를 높인다.
AI 진단지원서비스 12종은 흉부진단, 허리뼈 압박골절, 치과 영상분석, 하지부동진단, 부정맥 진단, 뇌동맥, 뇌경색, 안저이상유무, 위내시경 영상분석, 유방암 진단, 전립선암 진단, 골 연령분석, 대장내시경 영상분석 등이다.
이를 통해 생성된 의료데이터는 과기부에서 인증하는 클라우드 기반 광주 국가데이터센터에 저장된다. 개인정보 등을 포함한 민감한 의료정보는 신뢰성이 높은 최상의 보안설비로 관리된다.
시는 올해 말까지 관내 보건소와 지역 병·의원 대상으로 의료기관 100개를 선정해 플랫폼 구축을 지원할 계획이다. 우선 공모를 통해 전남대병원 등 15개 병·의원을 선정하고 80개 병·의원을 모집 중이다.
빛고을노인건강타운에는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AI 건강관리 실증센터’ 가 들어섰다.
하루 3000명 이상의 할아버지 할머니가 이용하는 빛고을노인건강타운 내에 문을 연 AI 건강관리 실증센터는 다양한 의료 실증 장비를 갖춰 고령자 대상으로 기초검진·재활 등을 위한 평생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실증 장비는 보행 패턴 등 분석을 위한 전신반응분석시스템, 근육 활성도 분석을 위한 무선 근전도분석기, 신체 균형능력 측정을 위한 균형능력측정·훈련시스템 등 11종이다.
시는 2025년까지 260억 원을 들여 단계적으로 광주시민 대상 AI 의료 앱 보급, AI 의료지원플랫폼 지원, AI 건강관리 실증센터 등을 구축한다.
AI 기반 어린이 전용 놀이 공간 조성도 추진된다. 시는 지난달 어린이들이 마음껏 미래의 꿈을 키울 수 있는 가칭 ‘AI 기반 어린이 상상 놀이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와 기본계획 수립 용역에 착수했다.
유니세프 아동 친화 도시로 ‘아이 키우기 좋은 맘(MOM) 편한 광주’를 만드는데 주력해온 시는 AI 놀이터가 다양한 AI 기술과 오감을 자극하는 어린이 놀이 콘텐츠가 어우러진 공간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AI 놀이터는 놀이와 체험, 교육, 공연, 교류 공간과 함께 편의시설을 갖춘 어린이 복합문화공간으로 꾸며진다.
시는 기본·실시설계와 행정절차를 거쳐 오는 2023년 AI 놀이터를 착공해 2025년 개관한다는 계획이다. 광주시청사에도 디지털 AI 종합상황실·조직도, 챗봇 소통 홈페이지 구축 등 AI와 접목한 행정영역과 정책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시민 생활과 연관된 AI 사업 개발과 운영을 통해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