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휴대전화 아이폰의 잠금이 풀려 경찰이 디지털포렌식 작업에 착수했다.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관련한 범죄 증거가 담겨 있을 가능성이 커 경찰 수사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디지털포렌식센터는 “유 전 본부장의 휴대전화를 수리한 후 잠금을 해제했다”며 “디지털포렌식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통상 아이폰은 비밀번호를 풀기 어려워 경찰이 긴급한 경우 이스라엘 ‘셀레브라이트’사의 프로그램을 이용해 잠금 해제에 나선다. 이번에는 유 전 본부장 측에서 비밀번호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유 전 본부장의 휴대전화를 확보한 경찰은 “파손 상태가 심각해 데이터 복구를 장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약 일주일 만에 복구를 완료한 뒤 작동이 가능하게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데이터를 복구해 유 전 본부장이 주고받은 메시지, 통화 내용 등을 면밀히 살필 계획이다.
유 전 본부장은 지난달 29일 검찰이 압수수색을 시작하자 경기 용인시의 오피스텔 건물에서 창문 밖으로 휴대전화를 던졌다. 떨어진 후 파손돼 복구와 잠금해제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 휴대전화는 9월 중순쯤 새로 개통한 애플 아이폰 최신기종으로 이전 휴대전화는 검찰이 확보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서울중앙지법은 전날 유 전 본부장이 낸 구속적부심 청구를 기각했다. 앞서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인 김만배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유 전 본부장은 자신의 구속도 다시 판단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법원은 “구속영장 발부가 적법하고 구속을 계속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과 배임 등 혐의로 조만간 기소할 방침이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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