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인척 검찰 소환… 김만배한테 100억 받아

입력 2021-10-19 15:40
박영수 전 특별검사. 뉴시스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로부터 100억원 가량을 받은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인척을 소환했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이날 오후 분양대행업체 대표 이모씨를 소환해 김씨 등 대장동 관계자들과 돈을 주고받은 내역을 조사 중이다.

이씨는 대장동 사업 초기인 2014~2015년 토목건설업체를 운영하는 나모씨에게서 20억을 빌린 뒤 김씨가 준 돈으로 100억원을 갚은 인물이다. 박 전 특검과는 먼 친척 관계다. 금전 대여 소식이 전해지자 김씨가 이 대표에게 건넨 100억원 중 일부가 최종적으로 박 전 특검에게 전달되지 않았겠느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검찰은 이씨가 채무액의 5배에 달하는 돈을 건넨 이유를 조사하고 있다.

박 전 특검은 2016년 12월 ‘국정농단’ 사태 특검 임명 직전 약 7개월 동안 화천대유 고문을 지내며 연 2억원의 고문료를 받았다. 그의 딸도 2016년부터 화천대유에서 보상 업무를 담당하다 지난 8월 말 퇴직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특검의 딸이 지난 6월 화천대유가 보유한 아파트를 시세의 절반 가격에 분양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특혜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박 전 특검이 이씨가 대표이사로 재직했던 한 코스닥 상장사에서 2014년 1월 사외이사로 한 달간 재직했던 이력도 공개됐다. 그의 아들은 이씨가 운영한 또 다른 회사에서 2015년 11월부터 3개월간 근무했다.

이씨와 박 전 특검은 금전 거래가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취지의 입장을 냈다. 이씨는 “제기된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고 자금 내역 등을 검찰에 제출해 소명할 계획”이라며 “김씨로부터 받은 돈 중 박 전 특검에게 전달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박 전 특검 측도 입장문을 통해 “이씨는 촌수를 계산하기 어려운 먼 친척”이라면서 “그들 사이의 거래에 대해 관여한 사실이 없고 전혀 아는 바가 없다”고 밝혔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