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장에 울려펴진 김부선 음성…“꺼라” 소리친 與의원

입력 2021-10-18 20:07 수정 2021-10-18 20:18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18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 시절 나한테 솔직하게 이야기했던 것처럼 전 국민한테 솔직하게 고백하라”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가 경기 지사 자격으로 출석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여배우 스캔들’ 의혹 당사자인 배우 김부선씨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김씨는 과거 이 지사가 결혼 사실을 숨기고 자신과 1년간 교제했다고 주장해왔다. 순식간에 국감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여당 의원은 김씨의 녹취 파일을 끄라며 고성을 질렀다.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후 국정감사 질의 시간에 “국감을 보다가 어떤 분이 ‘도저히 열 받아서 못 참겠다’라고 하면서 전달을 해 달라는 이야기가 있어서 잠시 틀겠다”며 휴대전화를 마이크에 가져다 댔다.

위원장 대행 중이었던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그거 트는 거는 미리 얘기해야 한다. 들은 얘기를 함부로 틀 수가 없다”며 중단을 요구했지만, 서 의원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서 의원 측 보좌진이 휴대전화를 작동시키자 “제가 국정감사를 보다가 이 인터뷰에 기꺼이 응했습니다. 김부선을 우습게 안 것은 물론이고요”로 시작하는 음성이 흘러나왔다.

이에 이 지사는 “이거 트는 것…”이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여당 의원들도 “(녹음 파일) 트는 것은 미리 이야기되어야 한다” “마이크 끄세요”라고 소리치며 제지했다.

결국, 서 의원은 말로 하겠다며 김부선씨의 녹취록 내용을 읽어내려갔다.

서 의원에 따르면 김씨는 “제가 국정감사를 보다가 이 인터뷰에 기꺼이 응했습니다. 김부선을 우습게 안 것은 물론이고 대한민국 국민들을 개돼지로 알기 때문에 내가 거짓말을 하면 국민들이 속으리라는 그 무모한 사이코패스적인 그 위험한 발상이 저 사람이 위험하다는 것입니다”라고 했다.

이어 “이재명씨, 재명씨 당신 그런 사람 아니었잖아. 당신 나쁜 사람이야. 당신 그 정도로 후진 놈이었어. 난 당신에게 유령이야. 당신이 나에게 했던 이야기들 그 순간순간은 진실이었어. 더이상 초라하고 구차해지지마”라고 말했다.

또 “당신을 위해서 내가 충고 한마디 하는 거야. 당신 63년 토끼띠였다고 분명히 나에게 이야기했지. 당신 조직도 없고 힘도 없고 빽도 없다고 정치 못 하겠다고 펑펑 울었지. 그 시절로 돌아가서 나한테 솔직하게 했던 것처럼 전 국민한테 솔직하게 고백해. 그럼 나 당신 용서할 거야. 알았어?”라고 덧붙였다.

서 의원의 낭독이 끝나자 박재호 의원은 “국정감사와 아무런 관계없는 내용”이라며 “그런 이야기는 정치의 장에서 하라”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큰 표정 변화 없이 녹음 파일을 들었고 이와 관련해 어떠한 답변도 하지 않았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