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이낙연 전 대표 캠프 소속 의원들을 끌어안으며 당내 내분 봉합 수순에 들어갔다. 이 전 대표 지지층의 여권 지지 이탈을 막고 민주당 ‘원팀’ 기조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15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 참석해 대선 후보로서 의원들과의 상견례를 가졌다. 지난 10일 경선에서 최종 후보로 확정된 지 닷새만이다. 이날 총회가 열린 국회 예결위회의장에는 전체 169명 가운데 국감 등으로 불참한 인원을 뺀 120여명이 참석해 이 후보를 반겼다.
이 후보는 경선 승복에도 쉽사리 좁혀지지 않는 갈등의 골을 메우기 위해 이 전 대표 측에 섰던 의원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 웃으며 담소를 나눴다. 그중 이낙연 캠프에서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설훈 의원과의 포옹 장면이 눈길을 끌었다. 설 의원과 마주치자 두 팔을 벌려 끌어안았고 포옹 후에도 귓속말을 주고받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설 의원은 그간 연일 이 후보를 향한 수위 높은 비판을 쏟아내며 ‘이재명 저격수’ 역할을 자처해왔다. 경선 직후 라디오에 나와 이 후보가 대장동 의혹 수사로 구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틀 전인 13일에도 페이스북에 “대장동 게이트가 ‘국민의힘 책임’이라는 데 동의하는 국민들보다는 ‘이재명 지사의 책임’이라는 데 동의하시는 국민들이 더 많다”고 적었다. 이낙연 캠프 인사 중에서도 이 후보와 가장 감정의 골이 깊게 패인 인물로 볼 수 있다.
이 후보는 15분에 걸친 연설을 통해 자신의 정치 비전을 밝힌 후 의원들을 향해 세 차례에 걸쳐 허리 숙여 인사했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이 후보에게 꽃다발을 전달했고, 이 후보는 꽃다발을 머리 위로 높이 들어 올리는 것으로 본선 승리를 다짐했다. 참석한 의원들과 이 후보는 “민주당 필승, 이재명 필승”이라는 구호와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기도 했다.
그는 원팀에 대한 우려를 의식한 듯 마지막까지도 공손한 태도를 보이며 중앙정계 인사들을 결집하는 데 공을 들였다. 경쟁 주자였던 박용진 의원과도 포옹으로 그간의 앙금을 풀었다.
의원들이 나가는 길목에서도 일일이 악수를 청하며 덕담을 주고받았다. 이 후보가 의원들에게 “잘 부탁드린다”고 인사를 건네자 의원들도 “잘 될 것”이라는 응원으로 웃으며 화답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