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 파쇄된 뱅크시 작품, 300억에 낙찰…20배 껑충

입력 2021-10-15 15:31
3년 전 파쇄기에 의해 절반가량 잘려나간 뱅크시의 작품. abc뉴스 홈페이지 캡처

유명 현대 미술가인 뱅크시의 작품이 3년 만에 20배 가까이 오른 가격에 거래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영국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뱅크시의 작품 ‘풍선과 소녀’가 1870만 파운드(약 303억)에 낙찰됐다고 14일 보도했다.

‘풍선과 소녀’는 2018년 10월 소더비 경매에서 104만2000파운드(약 16억9000만원)에 팔렸다. 3년만에 같은 경매에 나와 약 18배가 오른 가격에 낙찰된 것이다. 이 가격은 경매에서 팔린 뱅크시의 작품 최고가 기록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더비 경매에서 낙찰 직후 파쇄기에 절반이 갈린 뱅크시의 그림 '풍선과 소녀'. 국민일보DB

‘풍선과 소녀’는 3년 전 낙찰 당시, 낙찰 직후 그림 액자 틀에 숨겨진 파쇄기가 작동해 작품이 절반 가량 찢어져 화제가 됐다. 뱅크시는 SNS를 통해 이것이 자신의 소행임을 밝혔고, 원래 그림 전체를 파쇄할 계획이었는데 그림 절반만 찢어진 것이라고 전했다.

작가 스스로 자신의 작품을 파손하고 ‘사랑은 쓰레기통에’라는 새 작품명까지 붙이면서 이 작품은 더욱 유명해졌다.

당시 뱅크시는 직접 만든 동영상에서 ‘파괴하고자 하는 욕망도 창조적인 욕구’라는 파블로 피카소의 발언을 소개했다.

당시 작품 구매자는 아시아의 개인 수집가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그는 이후 이 작품의 전시를 허락했다.

뱅크시는 영국을 기반으로 신원을 밝히지 않고 활동하는 그래피티(벽이나 그밖의 화면에 낙서처럼 긁거나 스프레이 페인트를 이용해 그리는 그림) 작가이자 영화감독이다. 특히 사회 풍자적인 작품들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김미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