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 15일 폐막...‘여성’ ‘공동체’ 말한 주요 수상작

입력 2021-10-15 15:26 수정 2021-10-15 15:55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6일 오후 열린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에서 사회자 송중기와 박소담이 레드카펫을 밟고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15일 오후 6시 영화의 전당에서 열리는 폐막식을 끝으로 열흘간의 일정을 마무리한다.

BIFF는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규모를 크게 줄였던 것과 다르게 올해는 철저한 방역체계 아래에 개막식을 정상 개최했다. 공식 선정작으로 60개국 223편을 초청해 7만6000여명의 관객을 모았다. BIFF 측은 “이날 오전 10시 기준 확진자는 한 명이며 검사 결과 모두 음성이 확인돼서 추가 확진자는 없다”고 밝혔다.

영화제 조직위는 “전체 좌석의 50%만 사용했지만 어느 해보다 열기가 뜨거웠고, 코로나19로 억눌린 영화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는 계기가 됐다”며 “신규 OTT 드라마 시리즈를 극장에서 상영하는 프로그램도 안착했고 동네방네비프 상영도 큰 인기를 끌었다”고 평가했다.

올해 경쟁 부문에서는 ‘여성’과 ‘공동체’ 이야기를 다룬 영화들이 주목받았다.

아시아 신인 감독 장편 경쟁 부문인 ‘뉴 커런츠상’에는 중국 왕얼저우 감독의 ‘안녕, 내 고향’과 김세인 감독의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가 선정됐다.

영화 '안녕, 내 고향' BIFF 제공

‘안녕, 내 고향’은 중국 여성 3대의 신산한 삶을 담았다. BIFF 측은 ‘안녕, 내 고향’에 대해 “이 영화는 시간과 가난 그리고 교육에 관해 여자 주인공들이 타협해야 하는 순간을 조심스럽게 탐구하고 있다”며 “심사위원 중 한 명은 완전히 새로운 관점에 눈 뜨게 됐다. 나머지도 신비스러움에 매혹됐다”고 평했다.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는 함께 사는 모녀의 갈등을 통해 가족에 관해 묻는다. BIFF 측은 “루이스 브뉘엘 감독이 말한 ‘영화가 구체성을 획득하는 순간, 보편성을 얻게 되는 법’이라는 지점에서 성취를 이룬 작품이다”라며 “감독이 창조한 세계 속에서 모녀 관계는 매우 구체적으로 구현돼 있다. 그리고 어머니에게 ‘자기 결정권이 곧 이기심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한다”고 심사평을 전했다.

영화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 BIFF 제공

올해 가장 주목할 만한 아시아 중견 감독의 신작에 수여되는 지석상에는 아파르나 센 감독의 ‘레이피스트’(인도)와 브리얀테 멘도자 감독의 ‘젠산 펀치’(필리핀·일본)이 선정됐다. 그리고 왕기 감독의 ‘흥정’(중국)이 ‘특별 언급’으로 선정됐다. ‘레이피스트’에는 “한 성폭행 사건 뒤에 놓인 인도 사회의 모든 요소를 다루려고 시도한 작품”이라고, ‘젠산 펀치’는 “오키나와와 환상의 세계 속 영웅이 승리하는 걸 넘어서서 더 인간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이야기”라고, ‘흥정’에는 “상하이의 경제구조가 농촌의 노동력을 끌어오고 필요 없을 때는 버리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각각 평했다.

다큐 경쟁 부문 비프메세나상에는 허철녕 감독의 ‘206: 사라지지 않는’(한국·태국)과 장멩치 감독의 ‘자화상: 47㎞ 마을의 동화’가 이름을 올렸다. ‘206: 사라지지 않는’에 “감독은 한국인이 딛고 서 있는 과거의 피범벅 된 땅을 주관적 시선으로 바라본다. 집단 학살의 흔적을 발굴하는 사람들의 손길을 담았다”고, ‘자화상: 47㎞ 마을의 동화’에 “혈연과 거리를 두면서도 아버지의 고향 마을 풍경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담았다”고 심사평을 남겼다.

단편 경쟁 부문 선재 상에는 이현주 감독의 ‘장갑을 사러’(한국), 툼팔 탐푸볼론 감독의 ‘바다가 나를 부른다’(인도네시아)가 선정됐다. 리밍양 감독의 ‘사리’는 특별 언급됐다.

올해의 남자 배우상에는 ‘그 겨울, 나는’에서 경학을 연기한 권다함 배우가, 올해의 여자 배우상에는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에서 딸 이정을 연기한 임지호 배우가 차지했다.

김세인 감독의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는 이외에도 아시아영화진흥기구상(넷팩상)과 왓챠상, KB 뉴 커런츠 관객상까지 받아 5관왕에 올랐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