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아파트의 전세·매매 가격의 상승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아파트 경매 입찰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달 전국 아파트의 낙찰률(경매 건수 대비 낙찰 건수 비율)과 낙찰가율은 모두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수도권의 경우 빌라 낙찰가율도 함께 급등하며 역대 최고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경매전문기업 지지옥션의 9월 경매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에서 진행된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107.6%였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1년 이후 사상 최고치다. 전국 1198건의 매물 중 692건(57.8%)이 낙찰돼 낙찰률도 가장 높았다. 수도권은 물론 비수도권에서도 울산(114.0%), 부산(111.7%), 광주(104.9%) 등이 모두 전월보다 낙찰가율이 상승하며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수도권의 경우 빌라 낙찰가율도 급등했다. 지난달 기준 수도권 빌라 낙찰가율은 89.7%로 전월 대비 10.0%p나 올랐다. 서울 빌라 낙찰가율(97.9%)도 13.7%p 상승했다. 2008년 3월 이후 최고치다. 지지옥션 측은 “아파트 전세가와 매매가가 동반 상승한 데다 주요 지역 재개발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서민들의 ‘내 집 마련’ 수요가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빌라로 쏠렸다”고 분석했다.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경매 건수는 줄었으나 아파트 전세가·매매가가 동반 상승을 이어가면서 경매로 향한 주택수요는 늘어 경매 시장이 ‘불장’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전국에서 이뤄진 경매 건수는 월 평균 1719건으로 지난해(월 평균 2549건)보다 32.6%나 감소했다. 지난달엔 평균에 훨씬 못 미치는 1198건에 불과했다.
지지옥션 관계자는 “집값 고공행진이 지속하면서 시세보다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아파트를 사려는 수요가 여전히 큰 상황”이라며 “아파트 가격이 계속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계속되는 데다 경매 취하 건수가 늘면서 경매 물건 자체가 많지 않은 수급 불균형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