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식량기구 “평균 기온 2도 오르면 기아인구 2억명 늘어나”

입력 2021-10-15 10:19
지난 9월 2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존슨데일 인근의 세쿼이아 국립공원에 산불이 번지면서 불길과 연기가 치솟고 있다. 연합뉴스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2도 상승하면 전세계 기아 인구가 2억명 가까이 증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탈리아 로마에 본부를 둔 세계식량기구(WFP)는 14일(현지시간) 오는 16일인 ‘세계 식량의 날’을 앞두고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WFP 분석에 따르면 지구 평균 기온이 2도가량 상승하면 전 세계적으로 기아 인구가 1억8900만명이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농사와 고기잡이, 가축 등에 생계를 의지하는 빈곤층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측됐다. 기후위기에 영향을 주지 않는 이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이다.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가 대표적이다. 이곳 남부 지역에선 기후변화에 따른 식량 위기로 굶주림을 초래했다. 가뭄이 지속돼 지역 주민 110만명이 극심한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으며, 이 가운데 1만4000명은 아사 위험에 처해있다. 이 수치는 올해 말까지 2배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지난 8월 정권을 재장악한 아프가니스탄도 마찬가지다. WFP는 “계속된 가뭄과 분쟁, 경제적 어려움이 더해져 아프간 전체 인구의 3분의 1이 굶주리고 있다”고 전했다.

데이비드 비즐리 WFP 사무총장은 “마다가스카르에서 온두라스, 방글라데시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사람이 매일 기후위기로 극심한 고통을 겪는다”며 “기후위기가 식량 위기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이러한 재앙을 계속 감당하기는 어렵다. 위기가 닥친 뒤 구호에 나서는 방식을 벗어나 기후 위기가 더는 취약 지역의 식량 안보를 파괴하지 못하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