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퇴임하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표현을 인용하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이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노무현 얼굴에 X칠 하시느라 그동안 수고 많았다”라고 적으며 유 이사장이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는 내용의 기사를 함께 공유했다.
유 이사장은 전날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뒤 방명록에 “대통령님 재단 이사장 임기를 마치며 인사드립니다. 바다를 포기하지 않는 강물처럼 시민들과 함께 더 나은 대한민국의 내일을 열어가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유 이사장이 언급한 ‘강물처럼’ 표현은 노 전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 날이었던 지난 2008년 2월 24일 청와대에서 국무위원들과의 만찬 자리에서 한 말이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은 “어떤 강도 바다로 가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다”라고 언급했다.
또 노 전 대통령은 같은 해 4월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 자원봉사지원센터 개소식에 참석해 “강물은 바다를 포기하지 않습니다. 강물처럼! 제16대 대통령 노무현”이라고 방명록에 적은 바 있다.
유 이사장이 방명록 끝에 ‘대한민국의 내일을 열어가겠다’라고 적은 것과 관련해 정치권에서는 그의 향후 행보를 암시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에 합류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지만 유 이사장은 “뜻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유 이사장은 이날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홈페이지에 이사장 임기를 마치며 올린 글에서 “대통령 후보의 선거캠프 참여는 중요하고 뜻깊은 일이며 큰 책임이 따르는 행동이다.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정치와 행정에 참여해 공동의 책임을 완수할 각오를 해야 한다. 그러나 저는 선거에 나가는 일도 공무원이 되는 일도 다시는 할 뜻이 없다“고 밝혔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