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한 언론이 국민의힘 대선 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일본어 사용을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을 다뤘다.
앞서 윤 전 총장은 지난 11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광주·전남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 및 기자간담회에서 “40년 전 희생이 있었고, 그 값진 희생을 통해 미래로 번영할 수 있어야 한다”며 “민주당이 수십년간 ‘나와바리’인 것처럼 해왔는데 (호남에) 해준 게 없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조국 전 장관은 페이스북에 “기자 간담회에서 나와바리란 일본어를 사용한 윤석열. ‘오야붕’ 마인드의 소유자답다”고 꼬집었다.
이 같은 갈등에 대해 일본 아사히신문은 14일 ‘한국 대통령 선거, 숙적끼리 일본어 사용해 응수’란 제목의 기사에서 윤 전 총장이 언급한 40년 전의 고귀한 희생은 1980년 5월 광주 민주화운동을 뜻한다며 “조 전 장관이 진보의 성지에서 윤 전 총장이 쏟아낸 발언을 참지 못한 것 같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한국에는 ‘모찌(떡)’ ‘와꾸(테두리)’ ‘붐빠이’(분배) 등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쓰이는 일본어가 있다.이 밖에도 발음은 다르지만 ‘망년회’ ‘다반사’ 등 일본 한자어 유래 단어도 적지 않다”며 “이런 단어는 일본어를 강요한 일제 시대의 잔재라는 비판과 한국의 고유어를 의식하고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또 조 전 장관이 윤 전 총장의 “숙적”이라면서 “조 전 장관은 법무장관 시절 검찰개혁을 추진하다 윤 전 총장의 저항을 받았고, 딸의 장학금 수급과 대학 입학 비리 사건으로 검찰에서 기소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안명진 기자 a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