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말 여몽연합군에 대항하던 삼별초 군이 제주로 입도해 구축한 항파두리성에서 동문지(東門址, 동문이 있던 자리)가 처음 확인됐다. 항파두리성은 삼별초 지휘부가 들어섰던 곳으로 항몽의 최고 주요 거점이자 제주도내 현존하는 유일한 토성이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사적 396호 ‘제주 항파두리 항몽 유적’ 외성 6차 발굴조사에서 동문지가 최초로 확인됨에 따라 15일 제주시 애월읍 고성리 발굴조사 현장에서 학술자문회의를 개최한다고 14일 밝혔다.
발굴조사 대상지는 외성 남동쪽 회절 구간이다. 동문지로 불리던 곳이다.
조사 결과 외성의 기본 구조인 중심 토루, 내·외피 토루, 기저부 석렬, 영정주 초석과 등성시설로 추정되는 곳 등이 확인됐다.
특히 조사구간 1지점에서 동문지와 관련한 문초석 1매가 발견됐다. 문초석에는 확쇠와 문기둥 홈이 확인됐다.
또 해당 성문 시설과 관련된 기단과 보도시설 등이 출토되는 등 항파두리성 문지를 최초로 확인하는 유의미한 성과를 얻었다.
항파두리성은 1271년 5월 여몽연합군에 대항하던 삼별초군이 진도에서 패한 후 제주로 입도해 구축한 토성이다.
현재까지 조사에서는 고려시대 강화도성의 중성(中城)과 동일하게 판축공법으로 축조된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개최되는 학술자문회의에서는 지금까지 진행된 발굴 성과를 논의하고, 향후 발굴조사 진행 방향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강만관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장은 “이번 발굴 조사를 통해 베일 속에 가려져 있던 항파두리성의 구조 및 성문과 관련된 시설을 연구할 수 있는 중요한 발판이 마련됐다”고 밝혔다.
외성 6차 발굴 조사에는 국비 2억8400만원 등 4억600만원이 투입됐다. (재)제주고고학연구소가 수행하고 있다. 조사 기간은 지난 6월 7일부터 오는 12월 3일까지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