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건희 주가조작 의혹’ 檢, 권오수 회장 횡령·배임도 수사

입력 2021-10-13 17:18 수정 2021-10-13 17:59
윤석열 전 검찰총장 부인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지난 8일 도이치모터스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 부인 김건희씨의 주가조작 의혹 사건을 수사해온 검찰이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이 회삿돈을 빼돌리고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혐의를 인지해 수사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최근 권 회장의 자택과 도이치모터스 창고, 권 회장 부인의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법조계 일각에선 “검찰이 별건 수사에 나섰다”는 비판도 나온다.

13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강력수사2부(부장검사 조주연)는 전날 권 회장 부인의 사무실과 자택, 도이치모터스 창고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압수수색 영장에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 등을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검찰이 최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가 아닌 권 회장의 다른 혐의를 발견해 수사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검찰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 일정이 진행 중인 만큼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일엔 2010~2011년 김씨의 주식거래 등을 담당하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가담한 의혹을 받는 김모씨 등 3명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2명이 구속됐다. 주식시장에서 ‘선수’로 불리며 권 회장을 통해 김씨를 소개받아 김씨의 주식계좌를 관리해온 이모씨는 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불출석했다. 검찰은 이씨의 소재를 추적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 8일 도이치모터스 본사를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법조계에선 검찰이 1년 6개월가량 주가조작 의혹 관련 수사를 이어오다 권 회장에게 새로운 혐의를 적용해 강제수사에 나선 것은 별건 수사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수사의 핵심은 김씨가 ‘전주’로 참여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얼마나 가담했는지를 밝히는 것인데, 권 회장의 비위까지 전방위적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지난 6월 “검찰이 1년 3개월간 별건 수사까지 시도하며 가족에 대한 무리한 수사를 지속하고 있다”고 불만을 드러냈었다.

다만 검찰로서는 범죄 단서를 발견해 범죄 혐의를 적용, 수사하는 건 특수수사의 기본이라는 항변이 나온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새롭게 드러난 범죄사실을 수사하지 않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구승은 기자 gugiza@kmib.co.kr